증권 연말 빅딜에 들썩이는 가상자산 업계...미래에셋 참전으로 구도 재편

증권 블록체인 거래소 풍향계

연말 빅딜에 들썩이는 가상자산 업계...미래에셋 참전으로 구도 재편

등록 2025.12.29 15:38

한종욱

  기자

금융-가상자산 분리 완화, 시장 재편 움직임슈퍼앱 경쟁 심화로 고래들 힘겨루기 시작토큰증권-실물자산 연계 등 사업 확장 예고

연말 빅딜에 들썩이는 가상자산 업계...미래에셋 참전으로 구도 재편 기사의 사진

새해를 앞두고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계가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 추진 소식과 지난 10월 단행된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가 맞물리면서 원화마켓 거래소 간 경쟁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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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 추진과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재편 움직임

금융그룹의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 본격화

거래소 간 경쟁 심화 예상

숫자 읽기

코빗 지분 NXC·심플캐피탈퓨처스 60.5%, SK스퀘어 31.55% 보유

인수 거래 규모 1000억~1400억원 추산

네이버파이낸셜 30%, 두나무 7.6% 미래에셋그룹이 지분 보유

맥락 읽기

금융·가상자산업 분리 원칙(금가 분리) 완화 조짐

글로벌 트렌드 따라 증권·가상자산 거래 통합 가능성 확대

핀테크·거래소 플랫폼 내 주식 거래, 슈퍼앱 경쟁 본격화

현재 상황은

고팍스, 바이낸스 인수 이후 인력 충원 및 사업 방향 논의 중

빗썸, 증권사와 협력 네트워크 확대

원화마켓 거래소들 점유율 경쟁 격화

고파이 환급 문제 등 해결 과제 상존

주목해야 할 것

거래소 서비스 품질·규제 준수 수준 향상 기대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융합 가속화로 투자 옵션 다양화

시장 침체와 생태계 교란 우려 공존

인수 성사 여부와 당국 태도에 업계 이목 집중

29일 증권업계와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그룹의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와 2대 주주 SK스퀘어 등과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코빗의 지분은 넥슨의 지주사인 NXC와 자회사 심플캐피탈퓨처스가 약 60.5%, SK스퀘어가 31.5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MOU를 통해 논의되는 거래 규모는 1000억~14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그간 암묵적으로 금지돼 왔던 금융·가상자산업 분리, 이른바 '금가 분리'의 완화가 관측되는 가운데 가상자산 업계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해당 원칙이 적용돼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걸 막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금융업종으로 분류되지 않아 간접적으로 금가분리 논란을 회피할 수 있지만 규제 환경이 얼마나 우호적일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슈퍼앱'


국내 대형 그룹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은 단순히 거래소 인수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행보는 글로벌 트렌드가 증권·가상자산 거래 통합으로 가는 상황에서 금융그룹이 새 먹거리로 디지털자산을 화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융그룹 주도하에 토큰증권(STO) 시장을 시작으로 향후 실물연계자산(RWA) 영역으로의 확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RWA는 주식, 부동산 등을 토큰화해 거래를 지원하는 것으로, STO 등을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용어다.

또 핀테크나 가상자산 거래소가 먼저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만일 증권사 플랫폼에 STO와 가상자산을 장착할 경우 슈퍼앱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따라서 두나무와 네이버가 추진하고 있는 통합 방향성과도 대척점에 선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핀테크를 비롯해 가상자산 거래소가 주식을 거래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로빈후드는 유럽 시장에서 토큰화된 미국 주식의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도 가세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이달 자체 플랫폼에서 주식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코인베이스의 자회사인 코인베이스 캐피털 마켓이 브로커딜러인 에이펙 클리어링 코퍼레이션을 통해 주식을 주문받고 청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인베이스가 표방하는 '모든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인 '에브리띵 익스체인지(Everything Exchange)'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가융합에 숙제 떠안은 거래소


앞서 국내에서는 소극적으로 금가 융합이 추진됐다. 최근 빗썸은 한국투자증권과 디지털자산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빗썸은 지난 2022년 삼성증권과도 디지털자산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어 증권사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하지만 두 업종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소식에 기존 원화마켓 거래소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게 됐다. 트레이딩 생태계 중심의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싸움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앞서 지난 10월 바이낸스에 최종 인수된 고팍스도 내년에는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면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팍스는 다른 원화마켓 거래소 출신 인력을 사업팀에 일부 영입했으며 최근 자금세탁방지팀과 준법지원팀 채용 공고를 올리는 등 인력 충원에 적극적이다.

다만 바이낸스 인수 이후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고파이 환급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사업적인 이야기를 꺼내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당장은 고파이 피해액 상환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두나무·네이버vs미래에셋 구도 재편


업계에서는 이들의 참여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거래소들의 서비스 품질과 규제 준수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투자자들에게는 더 다양한 투자 옵션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9만 달러를 하회하면서 시장이 장기 침체되는 분위기 속에서 거래소 사업에만 생태계가 형성된 탓이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30%), 두나무(7.6%)의 지분을 각각 보유한 미래에셋그룹이 일선에 뛰어들면서 또 다른 생태계 교란종이 나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내에서는 거래소 아니면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공식이 성립하는 셈"이라며 "증권사와 거래소 간 융합이 더 될 듯하지만, 당장 다른 분야로 확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FTX의 인수 추진 실패 등 실제 성사까지 많은 난관이 있다"며 "업비트를 제외하고는 그간 꾸준히 시장에 인수 매물로 나온 만큼 실제 성사 여부가 중요하다. 두나무와 미래에셋그룹이 경쟁 구도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당국의 태도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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