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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엔솔 PRS딜 완료'···현금 급한 LG화학, 올해만 5조 수혈

산업 에너지·화학

'엔솔 PRS딜 완료'···현금 급한 LG화학, 올해만 5조 수혈

등록 2025.11.04 06:00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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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S 계약으로 지분 2.5% 처분···2조원 수취차입금 상환에 활용···상반기 23.4조까지 올라LG엔솔 활용 총 5조원·올해 매각 등 포함 총 5조원 확보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해 약 2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며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섰다. 이번 처분으로 올해 들어 누적 5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 LG화학은 차입금 상환과 재무구조 방어에 한시름을 덜게 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활용한 PRS(주가수익스와프) 계약에 따라 보유 중이던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 575만주를 전날 처분, 1조9981억원의 대금을 즉시 수취했다.

PRS는 기업이 자회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계약으로, 계약 기간 동안 증권사 등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만기 시 가치 변동에 따라 손익을 정산하는 구조다. 주식담보대출과 유사하지만 부채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LG화학은 이번 조달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분사 직후인 2020년 말 6조3000억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은 최근 석유화학 부문과 기타 사업 확장 등으로 올해 상반기 23조4130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부채도 같은 기간 27조9000억원에서 52조2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을 단순 현금 확보 외에도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 대응 차원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는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한 OECD 국제 조세 제도다. 한 국가에서 납부하는 법인세율이 15% 미만일 경우 다른 국가가 그 차액만큼 추가로 과세할 수 있도록 한다.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80% 이상 보유하면 자회사의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기준에 해당될 수 있어 LG화학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지분율을 2.5% 낮춘 79.4%로 유지해 관련 현금 유출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앞서서도 LG에너지솔루션을 활용해 현금을 확보해 왔다. 2023년 7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2조6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으며 올해 5월 만기 도래 EB를 차환하기 위해 1조3945억원 규모의 신규 EB를 추가 발행했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활용해 누적 5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했다.

이 같은 현금 조달은 수익성이 둔화된 석유화학 부문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석유화학 부문이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2021년 3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다. 회사 측은 오는 4분기 역시 기회 손실 등으로 큰 폭의 시황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워터솔루션(1조4000억원), 에스테틱(2000억원) 등 비핵심 사업부 매각을 포함해 총 5조원 규모의 현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재무구조 방어에 나서고 있다.

한편 LG화학은 지난달 31일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이번 2조원 중 일부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기존 원칙상 비경상 이익은 배당에 사용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활용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LG화학 관계자는 "추가적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 계획에 대해선 미래 경쟁력 확대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 언제든지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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