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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디지털' 포기하는 보험사들···혁신 내세웠지만 수익성·규제에 발목

금융 보험 침몰하는 디지털보험사

'디지털' 포기하는 보험사들···혁신 내세웠지만 수익성·규제에 발목

등록 2025.10.01 14:30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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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디지털보험사 실적 부진 지속

비대면 영업 구조 한계 봉착

'디지털' 명패 포기하는 보험사 증가

현재 상황은

현재 디지털보험사 2곳만 남음

캐롯손보 해체, 하나손보·신한EZ손보 대면 영업 병행

남은 교보라이프플래닛, 카카오페이손보도 적자 누적

숫자 읽기

하나손보 2024년 상반기 162억원 적자

신한EZ손보 2024년 상반기 157억원 적자

교보라이프플래닛 2024년 상반기 79억원 적자

카카오페이손보 2024년 상반기 248억원 적자

맥락 읽기

아웃바운드 영업 어려움으로 수익성 한계

코로나19 특수 종료 후 대면 채널 강세 회복

동일한 재무 건전성 규제가 성장 저해

핵심 코멘트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 K-ICS 비율 완화 주장

"대형 보험사와 동일 규제, 신사업 추진 걸림돌"

"회사 규모에 맞는 유연한 규제 필요"

기준 충족 회사 지난해 5곳서 2곳까지 줄어인바운드 영업 방식 한계 등으로 지속 적자"일반 보험사와 동일한 규제 적용" 지적도

사진=박혜수 기자사진=박혜수 기자

야심차게 출발했던 디지털보험사들이 이제는 존립이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대면 위주의 영업 구조 한계에 부딪혀 실적 부진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생존을 위해 '디지털' 명패를 포기하는 보험사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디지털보험사 자격 여건을 갖춘 보험사는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손해보험사인 카카오페이손보 등 2곳 뿐이다.

보험업법에서는 총 보험계약 건수 및 수입보험료 90% 이상을 △텔레마케팅(TM) △우편 △온라인 채널(CM) 등을 이용해 모집하는 보험사를 디지털보험사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이 기준을 충족하는 보험사는 2개 사를 비롯해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신한EZ손해보험 등 5곳이었다.

다만 1년 새 디지털보험사 수는 급격히 줄었다. 캐롯손보는 모회사인 한화손보로부터의 흡수합병이 결정되며 해체 수순을 밟았다. 하나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의 경우 비대면 창구 대신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등 대면 영업을 병행하며 디지털보험사 기준을 벗어난 상황이다.

이는 장기간의 실적 부진 누적에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그간 디지털보험사들은 저렴한 보험료와 가입 편리성, 차별화된 상품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왔다. 다만 채널 구조 상 '아웃바운드' 영업이 불가능해 수익성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아웃바운드는 회사가 고객에게 연락해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영업 방식을 말한다.

디지털보험사들은 코로나19 당시 대면 영업이 제약을 받자 업권 수익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전통 대면 채널이 강세를 되찾으면서 힘을 잃고 있다.

실제 디지털보험사들은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20년 설립된 하나손보는 출범 이듬해인 2021년을 제외하고 지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1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56억원)대비 적자 폭이 늘었다.

지난 2022년 출범한 신한EZ손보도 설립 후 첫 해 105억원의 적자를 냈고 2023년과 지난해 각각 78억원, 1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보다 161.7% 증가한 157억원의 적자를 냈다.

남아 있는 디지털보험사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국내 최초 디지털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출범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실적이 개선되지 않자 모회사인 교보생명이 교보라이프플래닛을 대상으로 외부경영진단을 실시하는 등 존속 여부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후발주자인 카카오페이손보도 ▲2022년 261억원 ▲2023년 372억원 ▲2024년 4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에도 248억원의 보험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 폭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업계 일각에서는 일반 보험사와 동일한 재무 건전성을 요구하는 규제 등이 디지털보험사 활성화를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 보험사 대비 자본 규모가 크지 않은 디지털보험사들의 경우 리스크에 따른 충격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6월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는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진행된 세미나에서 디지털보험사의 지급여력(K-ICS) 비율 권고 기준을 100%까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K-ICS 비율은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척도로 금융당국의 현행 권고 기준은 130%다.

그는 "자본 확충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형 보험사와 같은 잣대의 규제를 적용하면 적극적인 신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회사 규모에 맞게 유연한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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