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과열 논란 속 차익실현 우려풍부한 유동성, 성장주 순환매 기대
반도체 랠리의 배경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약 7조1500억원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집중됐다. 두 종목은 같은 기간 각각 약 23.5%, 37.1%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짧은 기간 큰 폭으로 오른 반도체 대형주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다는 진단과 함께 단기 조정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RSI(14일 기준)가 70을 웃돌며 전형적인 과매수 구간에 들어섰다"며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이 일부 포착돼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부담 요인이 제기되는 가운데, 증권가의 시선은 반도체 이후 시장을 이끌 차기 종목으로 향하고 있다. 공통적으로는 풍부한 유동성이 성장주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재개되는 국면에서는 성장주에 대한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한미약품, SK바이오팜,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등 바이오주와 로보티즈, 클로봇, 하이젠알앤엠,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로봇주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와 신성장 업종에 대한 정책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성장주의 주가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바운드 소비주도 새로운 주도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재개되면서 유통·면세점·호텔 등 관련 업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관련 종목은 동반 강세를 보이며 주가가 최고치 수준까지 상승했다.
신세계는 19일 장중 20만7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같은 날 호텔신라는 5만8400원까지 치솟았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22일 장중 9만600원으로 1년 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중국인 입국자 수는 여전히 2016년 고점에 못 미친다는 점에서 회복 속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입과 정책 모멘텀을 감안할 때 성장 업종 전반의 기회를 강조하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율 회복과 정부 정책 모멘텀을 감안할 때 내년까지 완만한 상승 흐름이 가능하다"며 "반도체 랠리에 소외감을 느낀 투자자라면 바이오, AI, 인바운드 소비주에서 기회를 모색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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