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거래량 급증에 시장 경쟁 가속화업비트, 이달 신규 코인 15개 상장 돌입금융위 개편 속 과열 양상 우려 목소리
19일 가상자산 거래소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12일 빗썸 거래소 거래량은 40%에 육박했다. 빗썸은 지난주부터 월드코인 종목에서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한때 국내 거래소 점유율 40% 확보에 성공했다.
이날 빗썸의 점유율인 36%에 미치지는 않는 수치지만, 빗썸이 올초 20% 초반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걸 고려했을 때 괄목할 만한 수치다.
앞서 월드코인은 최근 나스닥 상장사이자 골판지 포장재 업체인 에잇코 홀딩스가 해당 코인을 주요 재무자산으로 편입한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빗썸에서 주로 거래되던 월드코인이 이 흐름을 탄 셈이다.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탄생시킨 월드코인은 기본소득을 실현하려는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의 이념에서 나왔다. '오브'라는 기기를 통해 사용자들의 홍채를 인식해 개인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장차 이 플랫폼에서 소득을 벌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월드코인은 지난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최고가 1만6800원을 터치했으나 현재는 2200원대로, 최고가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월드코인 효과로 빗썸 거래소의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업비트도 맞불을 놨다. 그간 상장하지 않았던 월드코인을 상장 목록에 올리며 대응에 나섰다.
이달 들어 업비트는 올해 가장 공격적인 상장을 하고 있다. 이날 기준 업비트는 13개의 신규 코인을 이달에 상장시켰는데, 이는 올해 가장 많이 상장한 7월(9개)을 웃도는 수치다. 업비트는 5월(7개)을 제외하고선 매달 4~6개의 코인을 상장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업비트가 이달 상장한 코인은 월드코인을 비롯해 ▲월드리버티파이낸셜 ▲유에스디원 ▲레드스톤 ▲플록 ▲오픈렛저 ▲리네아 ▲홀로월드에이아이 ▲펌프펀 ▲아반티스 ▲바운드리스 ▲토시 ▲라그랑주 ▲롬바드다.
비트코인 마켓과 테더 마켓에 상장한 오일러와 플룸을 합치면 15개다. 그중 일부 코인은 저녁 시간대에 기습 상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빗썸의 점유율 확대를 견제한 것으로 풀이했다. 빗썸은 꾸준히 점유율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앞서 빗썸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했다. 카이코 데이터에 따르면 이 기간 빗썸은 업비트를 위협적으로 추격했다.
해당 데이터 기준 지난해 11월 9일에는 업비트가 258억원, 빗썸이 194억원을 기록하면서 양 거래소의 점유율이 좁혀졌다. 12월부터는 다시 업비트가 주도권을 잡았으나 빗썸이 고객 유치를 위해 3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선포하면서 모객에 열을 올렸다.
최근 업비트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모객에 나서면서 경쟁 양상이 과열되는 상황이다. 또 업비트는 대체불가능한 토큰(NFT) 거래소 베타 버전을 출시하면서 고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기능을 하는 곳이 2곳으로 좁혀지면서 업비트는 유동성 측면, 빗썸은 다양한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로 자리 잡았다"며 "최근 업비트가 공격적인 상장을 이어가는 것은 이 국면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빗썸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해도 업비트를 넘어서지 못했다.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 무료 정책의 지속성은 현저히 떨어진다"며 "거래소의 안정성이라든지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장에 맞춰 상장도 중요하지만 투자자 보호가 선행돼야 한다"며 "최근 금융위가 정부조직개편안으로 혼란스러운데, 거래소의 상장 경쟁으로 인해 시장이 과열되는 것이 다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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