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 출신 강세 속 김세용 교수 유력 선두권김세용·이헌욱·김헌동 3인 각축전 전망과다부채·인력 줄어든 현실···독이 든 성배일수도
다만, LH사장 자리가 '독이든 성배'와 같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만성적인 과다 부채와 인력난에다가 이재명 정부에선 주택사업 직접 시행으로 중대재해 리스크까지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라서다.
18일 관가에 따르면 LH 새 사장 공모 절차 등이 이르면 다음달쯤 이뤄질 전망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달 초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 10월 국정 감사를 앞두고 신중기조가 이어지며 인선 절차가 지연되고 있지만, 사장 공석 상태로 인한 리더십 공백 우려가 대두되면서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가에서는 관료 출신이나 정치인보다 전문성을 검증받은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철학에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공공주택과 도시재생에 강점을 지닌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GH 전직 사장들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김세용 고려대 교수가 가장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965년 광주 태생인 김 교수는 이재명 정부 첫 국토부 장관 하마평에도 오른 인물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SH 사장(2018년), 김동연 경기도지사 체제에서 GH 사장(2022년)을 지내 공공주택, 도시계획 등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지난 3월 GH 사장 임기 10개월을 앞두고 퇴임하고 지난 7월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에 합류한 바 있다.
정가 한 관계자는 "(김 교수가) 자기 PR을 잘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공공임대 실무와 공공기관 운영 경험이 있다는 강점이 있다"면서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국정위에 들어간 것 자체가 '이재명의 사람' 중 이너서클에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교수 출신이라는 점과 LH에 비해 작은 규모의 기관을 운영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같은 GH 사장 출신인 이헌욱 전 사장(변호사)도 하마평에 올랐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일 때 닿은 인연을 발판으로 경기도지사 때 GH 사장을 맡았다. 이번 대선 때도 선거대책위원회 금융주거본부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친명 인사로 분류된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20대 대선에서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기본주택' 정책 설계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이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번 차기 LH 사장 인선에서 김세용 교수에게 밀리더라도 또다른 국토부 산하 대형 공기업 기관장에 이름을 올릴 수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선두권은 아니지만 김헌동 전 SH 사장도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공개적으로 LH 사장 공모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그는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에 의해 SH 사장으로 임명됐다. 사장 재임 시절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 골드타운 등 실험적인 정책을 추진했으나 정책 실효성, 정부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이렇듯 3파전을 예고하고 있지만, LH 새 사장 자리가 '독이든 성배'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재명 정부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위한 선봉장으로 지명받았지만, 정작 부채와 인력난이 과도한 탓에 새 수장이 주택 공급 확대는커녕 기존 부채 등 문제 해결에 매몰될 수도 있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총부채 규모는 160조1000억 원에 이른다. 중장기 전망도 좋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5~2029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보면 LH의 올해 부채 규모는 170조2000억 원, 2029년에는 261조9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따라 LH의 공공택지 매각이 중단되면 부채가 늘게 된다. 수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공공택지 매각이 중단되면 재무 상황 악화는 불가피하다. 반면, 공공주택 사업은 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다.
LH 인력 부족도 주요 걸림돌로 지적된다. LH는 2021년 혁신안을 발표하며 정원의 20% 이상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조직 슬림화' 계획을 내놨고 이후 직원 수는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관가 관계자는 "LH 신임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이 대통령의 복심이 새 수장으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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