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국 순이익 614억, 내수 2배 넘겨미국 수출 쿼터제 폐지로 수출 물량 확대수출 확대 관건···관세 50% 부담 최소화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7367억원과 순이익 3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7%, 45.5% 감소한 액수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법인은 매출이 6.6% 증가한 8182억원, 순이익은 614억원으로 24.8% 올랐다. 미국법인의 매출과 순이익이 내수를 넘어섰다. 순이익의 경우 2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세아제강은 강관 제조 및 판매를 담당하는 세아제강지주 자회사다. 강관은 봉 형태의 철강 제품으로, 건설과 조선, 자동차, 에너지 등 전방산업에서 사용돼 제조업 수요에 영향을 받는다.
미국법인 실적이 오른 건 수출 쿼터제 폐지에 따른 영향이다. 앞서 미국은 쿼터제로 수출국의 미국 수출 물량을 제한했으나 올해 폐지했다. 실제 세아제강의 강관 수출 물량은 지난해 상반기 80만톤에서 올해 128만톤으로 올랐고, 이중 미국 물량이 79만톤(61.7%)을 차지했다.
다만 미국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본격화하면서 지난 6월 4일부로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50%를 부과하기 시작해서다. 쿼터제 폐지로 수출 물량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아졌으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졌다.
미국 관세는 세아제강과 세아제강지주 자회사인 미국 판매법인 SSA(SeAH Steel America), 최종 구매자가 분담하는 구조다. 지난 6월부터 관세 50%가 부과되면서 미국 내 수입 강관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판가 인상으로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도 난감해졌다.
국내 전방산업 침체로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의 관세 부담이 커지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세아제강지주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96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2.7% 줄어든 150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 미국 4개 법인의 순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연결 순이익은 13.9% 감소한 1052억원을 거뒀다.
세아제강의 실적은 미국 시장의 성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쿼터제가 폐지된 만큼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수출 확대의 기회를 잡는 것이 관건이다. 강관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확대 기조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도 호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미국이 수입한 철강은 1462만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반면 스테인리스 파이프 및 튜브는 69%, 라인파이프 35%, 유정용 강관 17% 등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의 수입은 늘었다. 이 제품군은 세아제강이 강점을 가진 영역이다.
더욱이 세아제강이 미국 알래스카 LNG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채취해 1300㎞ 가스관을 통해 운송, 아시아로 수출하는 게 골자다. 세아제강은 이미 카타르 LNG 프로젝트 강관 공급 등 참여 이력이 있고, 미국이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사업성 등을 검토 중인 단계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아제강은 가격 경쟁력이 가장 큰 강점이나 미국 관세 50% 부과 이후 수출 가격 경쟁력이 축소됐다"며 "미국에 수입되는 강관의 가격도 관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관세 부담은 단기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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