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RWA 1000조원 초읽기···4년 새 27.16%↑농협, 5대銀 중 가장 빠른 증가세···하나銀 比 약 2배PD 담합 과징금·상생금융지수···RWA 부담 과제 산적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NH농협은행의 RWA 잔액은 147조44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1분기(110조488억원) 이후 4년 새 33.9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RWA는 27.1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29.79%, 신한은행 29.41%, 우리은행 27.01%, 하나은행 17.83%로 나타났다. 5대 은행 가운데서 농협은행의 RWA 잔액 증가세가 가장 가파르게 늘어난 셈이다. 증가세가 가장 낮은 하나은행과 비교하면 약 2배 차이다.
RWA는 은행이 보유한 각종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금액으로 은행의 실제 위험 노출 정도를 반영한다. 즉 은행이 보유한 자산 가운데 상대적으로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자산이 얼마인지를 따질 수 있는 값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서도 농협은행의 RWA 증가세는 상위권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138조2201억원이었던 RWA 대출 잔액은 1년 사이 6.67% 증가했다. 5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6.78%)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다만 KB국민은행(3.71%), 우리은행(4.83%), 하나은행(1.15%)과 비교해서는 RWA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농협은행은 타행과 시장위험가중자산의 측정방식이 달라 RWA 증가에도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1년~2022년 농협은행은 바젤2 표준모형을 따른 반면 타행은 바젤2 내부모형을 채택해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방법에는 적격외부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을 이용하는 표준방법과 금융당국이 승인한 은행 자체 내부모형을 이용하는 내부등급법이 있다. 통상 내부등급법을 이용하면 표준방법보다 위험가중자산이 낮게 산출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바젤2 내부모형법이 바젤2 표준모형법에 비해 보수적으로 산출돼 농협은행 대비 타행은 시장신용위험가중자산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농협은행의 RWA 가중에 부담이 될 만한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현재 농협은행은 하나·국민은행과 함께 각각 수백억원의 과징금이 예상되는 국고채 전문딜러(PD) 담합에 얽혀 있다. 공정위는 이들이 한국은행의 국고채 경쟁입찰 과정에서 이익 극대화를 위해 사전에 정보를 공유했다고 보고 있다.
농협은행에 수백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되면 RWA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과징금을 부과받게 되면 과징금 전액과 과징금의 600%가 추가 위험가중자산(RWA)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RWA가 늘면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은행의 대출 축소 압박과 자본 확충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백, 수조원에 달할 수 있는 과징금은 위험가중자산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져 결국 금융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범 운영을 앞두고 있는 상생금융지수도 농협은행의 RWA 증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주요 은행에 동반성장지수의 금융판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가시화하고 있다. 상생금융 실적평가는 중소기업 대출 공급 규모, 중소기업 혁신금융 실현 등이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대출이 늘면 곧 RWA에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 지주사인 농협금융이 타 시중은행지주와 달리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밸류업에 따른 RWA 관리 부담이 덜한 편"이라며 "다만 RWA가 결국 은행의 안정성과 자본확보 능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관리는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부문·부서별 한도 관리 및 RWA 대비 수익성, 즉 RORWA(위험가중자산이익률)를 고려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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