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9일 화요일

서울 23℃

인천 23℃

백령 22℃

춘천 20℃

강릉 21℃

청주 22℃

수원 22℃

안동 19℃

울릉도 24℃

독도 24℃

대전 20℃

전주 21℃

광주 20℃

목포 21℃

여수 21℃

대구 20℃

울산 21℃

창원 21℃

부산 21℃

제주 24℃

금융 전 금융권 CEO 소집한 이찬진 금감원장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최우선 과제"

금융 금융일반

전 금융권 CEO 소집한 이찬진 금감원장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최우선 과제"

등록 2025.09.09 14:00

수정 2025.09.09 15:50

박경보

  기자

공유

은행·보험·증권 19개사 CEO 만나 사전예방 중심 지배구조 당부이사회·CCO·내부통제위원회 등 역할 구체화한 모범관행 공개평가 가중치 상향·인센티브 신설···제도 개정 통해 현장 이행 독려

(앞 줄 중앙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전(全) 금융권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앞 줄 중앙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전(全) 금융권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 최고경영진(CEO)을 한자리에 모아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를 강조했다. 잇따른 불완전판매와 보안사고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린 만큼 사후대응이 아닌 사전예방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르라는 주문이다. 금감원은 이사회·CCO·내부통제위원회 등 경영진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모범관행을 공개하며 현장 이행을 독려했다.

이 원장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9층 대회의실에서 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 등 전 업권 19개 금융회사 최고경영진을 소집해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간담회를 열었다. 금감원장이 취임 직후 금융업권별 간담회와 별도로 금융소비자보호를 주제로 전 업권 대상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 자리에는 이 원장을 비롯해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소비자보호 담당 부원장보가 참석했고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부산), 저축은행(애큐온·KB), 생명보험(한화·교보·삼성), 손해보험(메리츠화재·DB·현대해상), 카드(하나카드), 증권(한국투자·미래에셋·KB·신한투자) 등 19개사 대표이사가 자리했다. 이와 더불어 각사 CCO와 지주사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도 함께 배석했다.

참석자들은 금융권의 금융소비자보호 현황 및 향후 금융권의 소비자보호 중심의 경영관행과 조직문화 확립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도 발표했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금융소비자보호는 금융권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홍콩 ELS 사태, 카드·보험사 보안사고 등은 거버넌스의 근본적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번의 금융사고로 막대한 비용과 신뢰 상실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사전예방 중심의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전(全) 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전(全) 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잇단 불완전판매·보안사고···"내부통제 미흡, 최고경영진 의지 절실"


이 원장은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상품 설계부터 판매·사후 관리까지 소비자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틀은 마련됐다"면서도 "단기성과 위주의 업무관행과 미흡한 내부통제 등 소비자 중심의 실질적인 운영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민원·분쟁이 2022년 8만7000건에서 2023년 9만4000건(7.7% 증가), 2024년 11만6000건(24% 증가)으로 늘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감독당국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금융권이 상품 약관과 판매 관행을 점검·개선해 민원을 사전에 예방하고 자체 민원 관리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게 이 원장의 메시지다.

이날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이 따라야 할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내놨다. 이사회·내부통제위원회·소비자보호담당임원(CCO)·소비자보호부서·성과보상체계(KPI)·지주회사 등 여섯 축을 중심으로 세부 운영원칙을 명시해,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 확립을 요구했다.

이번 모범관행은 금융회사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거버넌스 체계를 제시한 것으로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의 실질적 운영 ▲CCO와 소비자보호 전담부서의 독립성·전문성 확보 ▲소비자보호 중심 KPI 설계·평가 ▲지주회사 역할 강화 등이 핵심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충실한 이행을 당부하면서 이를 기준으로 거버넌스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진의 낮은 관심과 이익 중심 경영으로 인해 소비자보호 내부통제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고경영진이 적극적으로 의지를 보이고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업무체계와 프로세스를 면밀히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최근 확산되고 있는 보이스피싱·보험사기 등 금융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이상거래 탐지시스템 고도화, 보이스피싱 문진 강화 등 사전 예방체계 구축을 금융권에 주문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진이 앞장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소비자보호 달성을 위해 노력해 달라"며 "금감원도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건전한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전(全) 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전(全) 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소비자보호법·감독규정 개정 추진···실태평가 강화해 인프라 확충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권 최고경영진들은 이번 논의를 계기로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인프라 확충, 건전한 경영 관행 정착, 조직문화 개선 등을 경영진의 책임하에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보호 전담 조직의 인력과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요청하고, 소비자보호 우수 회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건의했다. 금감원은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과 건의사항을 충실히 검토해 향후 소비자보호 정책과 업무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확산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함께 금융소비자보호법과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는 지난 2월 홍콩 ELS 사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소비자보호 총괄부서에 KPI 개정 시 사전합의권과 개선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이번에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업계 전반에 즉시 전파해 자율적 개선을 유도하고 실태평가 과정에서도 현장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앞으로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거버넌스 부문 평가 비중을 현행 23.4%에서 26.0%로 높이고 지주회사 보고 등 새로운 평가 항목을 신설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평가 결과 우수 회사에는 직원 포상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장 평가를 통해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개선과 내부통제 내실화를 적극 지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