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출액 53.5%, 전년比 21.8%↑사상 최대 수주잔고···완제기 수출 주효유럽법인 신설·자체 연구개발비용 증액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AI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수출액이 8078억원(전체의 53.5%)으로 내수 매출(7022억원)를 넘어섰다. 상반기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8% 증가한 금액이다. 반면 같은 기간 내수 매출은 26.1% 감소했다.
수출액 증가는 완제기 판매가 이끌었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양산 물량과 다목적 초음속 경전투기 FA-50 수출 계약 등이 실적에 기여했다. 실제 폴란드 등 완제기 수출국에서 올린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3984억원으로 전년 동기(2412억원) 대비 65.1% 올랐다.
같은 기간 수익성 역시 상승세다.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27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9% 증가한 132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6월 필리핀과의 FA-50 12대 추가 수출 실적이 인식되면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AI는 수출 확대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군수 사업은 주로 내수에 의존한다. 국내 수요자인 방위사업청과의 수주 계약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는 만큼 국방 예산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다. KAI는 내수 매출 감소분을 수출 확대로 보완해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실제 KAI는 기존 내수 매출을 토대로 수출액을 키우면서 사상 최대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는 26조6733억원이다. 이는 2020년 기말 기준 18조3600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 사이 45.3% 증가한 액수다. 내년 KAI가 제작을 주도한 한국형 최신 전투기 KF-21 보라매의 납품이 본격화되면 수주잔고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사업은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KAI는 지난 6월 폴란드에 유럽법인을 신설했다. 이는 미주법인에 이은 두 번째 해외법인이다. KAI는 이 법인을 통해 FA-50을 중심으로 주요 제품의 방산 물자 통관 등 수출 관련 업무와 현지 영업 및 사업 관리, 품질 지원 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한 거점 역할도 기대된다.
이를 위한 자체 연구개발(R&D)에도 공들이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AI의 올해 상반기 연구 및 개발비 대비 매출액 비율은 6.6%로, 작년 4.0%, 2023년 4.3%보다 높았다. 올해 상반기 정부보조금은 135억원으로 작년 동기(315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는데, 이 기간 자체 연구개발비를 244억원에서 50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액해 이를 충당했다.
다만 항공기 사업 특성상 수출액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군용기의 경우 전략 자산인 만큼 구매 의사결정이 느리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다.
KAI 관계자는 "소형무장헬기(LAH) 양산과 KF-21 개발이 마무리 단계다. 납품이 시작되면 방산 내수 매출 비중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며 수출 비중 증가에 대해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용기(방산) 사업 특성상 수출 물량이 단기에 늘기는 어렵지만, 5~10년의 마케팅 기간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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