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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韓·美 상호관세 협상 초읽기···'제로성장' 시험대 오른 韓경제

금융 금융일반

韓·美 상호관세 협상 초읽기···'제로성장' 시험대 오른 韓경제

등록 2025.07.30 10:1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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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시한 임박

정부,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서 분수령 맞이

협상 결렬 시 경제성장률·환율 등 경제 전반 타격 우려

숫자 읽기

IMF, 한국 올해 성장률 0.8%로 하향

미국 관세 부과 시 25% 적용 가능성

원·달러 환율 1391원 돌파, 1400원선 전망

자세히 읽기

일본·EU 등 경쟁국, 미국과 협상 타결해 관세 15%로 낮춤

한국만 25% 고관세 적용 시 국내 완성차 경쟁력 약화 불가피

제네시스 G80, BMW 5시리즈보다 2000달러 이상 비싸질 전망

맥락 읽기

관세 협상 불확실성, 외환·금융시장까지 충격

환율 급등 시 외국인 자금 이탈·주가 하락 악순환 우려

수출 둔화 시 제조업·고용·민간소비 전반에 부정적 영향

향후 전망

전문가들, 25% 일괄 부과 가능성 낮게 봄

한국, 일정 수준 양보해 15% 부근에서 타결 기대

관세 부과돼도 시장 충격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

車·반도체 등 수출산업 긴장···25% 관세 땐 경제 직격탄환율 1400원선 초읽기···외국인 자금 유출·시장 불안 확대"결렬 가능성은 낮아"···한국 양보 폭이 타결 핵심 관건

韓·美 상호관세 협상 초읽기···'제로성장' 시험대 오른 韓경제 기사의 사진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제로성장'이 현실화되고 원달러 환율도 1400원선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경계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번 협상은 하반기 경제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통상·재정·외환 정책 전반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2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상무부에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2시간 동안 통상 협의를 진행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하루 앞둔 31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만나 막판 관세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협상은 관세 부과 전 사실상의 최종 협상으로, 결렬 시 미국은 예고대로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은 이미 지난 22일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했고, 27일엔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협상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주요국 중 가장 마지막까지 벼랑 끝 협상을 벌이게 된 상황이다.

성장률 전망치 0.8%로 낮춘 IMF···"대외리스크 확대"


이번 협상의 성패에 따라 올해 경제 성장률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9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석 달 전 전망(1.0%)보다 0.2%p 낮춘 것으로 앞서 한국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책연구원(KDI) 등도 같은 수준으로 내렸다.

주요국들의 전망치가 대체로 상향된 가운데 한국만 하향 조정된 데는 미국 주도의 관세 갈등 등 대외 리스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책연구원(KDI) 등 주요기관도 이미 IMF와 같은 수준으로 성장률 전망치(0.8%)를 내렸다. IMF의 한국경제에 대한 '제로 성장' 전망은 이번이 처음이다.

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돼 관세 폭탄을 피하면 대외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투자·교역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협상 결렬로 25%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수출 급감과 투자 위축으로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은 외환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한때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던 원·달러 환율은 7월 들어 뚜렷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원 오른 1391.0원에 마감하며 1390원선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내달 1일 상호관세 유예 만료를 앞두고 환율이 1400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7.6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는 금융위기 시절이던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다.

환율 1400원 근접···외환·금융시장 이중 경보


환율 급등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며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원화가치 급락으로 환차손 우려가 커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서둘러 국내 자산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지난해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던 시기 외국인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가 주가가 급락했고, 이는 다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높은 관세율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위험선호 회복과 달러 약세 압력을 제한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채 보유 1위 국가인 일본에게서 5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고도 15% 관세를 부과했다"고 우려했다. 이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심리적 하단을 확인시켜준 셈이며,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과 달러 강세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과의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제조업 전반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7.6%로, OECD 회원국 평균(15.8%)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에 이은 수출시장 2위 국가다.

이미 일본과 EU 등 경쟁국들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율을 15% 수준으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한국만 25%의 고관세가 적용될 경우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시장 경쟁력 악화는 불가피하다. 현대차의 고급 중형세단인 제네시스 G80에 관세 25%가 부과될 경우 현지 판매가는 독일 BMW 5시리즈보다 2000달러 이상 비싸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간 소비와 투자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마저 둔화된다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고용 감소로 민간 소비 위축이 가속화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협상과 그 이후 대처 과정은 정부의 통상·재정·금융 정책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대응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결렬보다 '타협형 타결' 무게···시장 충격 크지 않을 듯


다만 미국과의 관세협상 결렬 가능성은 낮고 일정 수준의 관세 조정을 전제로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히는 '25% 일괄 부과'는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협상을 결렬시켜서 얻을 게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은 한국이 일정 수준 양보하고 25%보다는 낮은 선에서 관세율을 타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실적으로 보면 국내 여론이 기대하는 수준인 15% 부근에서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며 "결국 관건은 한국이 무엇을 얼마나 내주느냐의 문제"라고 부연했다.

전 교수는 협상이 결렬돼 고율 관세가 실제 부과되더라도 장기간 유지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미국이 25% 관세를 계속 유지하면 수입물가 상승→물가 자극→금리 인하 여력 상실이라는 흐름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도 장기적으로 이 구조를 유지하긴 어렵다"며 "이미 우리기업들이 관세 시나리오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고 환율도 상당부분 시장에 선반영돼 있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된다고 해도 갑작스러운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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