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1000만원→3000만원 조기 상향 코스피 폭등에도 거래대금 최대 90% 감소과열 진정 신호 뚜렷···초기 규제 효과 확인
현금 3000만원 기본예탁금 규제가 시행된 첫날 단일종목(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거래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SK하이닉스가 상한가를 달성했지만 레버리지 거래대금은 대부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상 급등장에서 레버리지 거래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한 규제가 투자 과열을 억제하는 데 일정 부분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630.77까지 치솟는 등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26.81% 급등했고 SK하이닉스는 가격제한폭(29.95%)까지 치솟았다. 통상 기초자산이 급등하는 장에서는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거래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날은 주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대금이 일제히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현금 3000만원 기본예탁금 규제가 투자 진입 문턱을 높이면서 단기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자금, 레버리지·인버스 모두 순매도 전환
삼성전자 관련 상품에서는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개인 순매수가 전날 268억원에서 이날 2140억원 순매도로 급반전했다. 거래대금도 1조4240억원에서 5650억원으로 약 60% 감소했다.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역시 55억원 순매수에서 591억원 순매도로 돌아섰고 거래대금은 5360억원에서 2210억원으로 줄었다.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4억원 순매도에서 29억원 순매도로 순매도 폭이 확대됐고 RIS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도 3억원 순매수에서 11억원 순매도로 전환됐다. 1Q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와 KIWOOM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PLUS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도 모두 순매도 규모가 커지거나 순매도로 돌아섰다.
인버스 상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날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던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개인 순매수가 40억원에서 23억원 순매도로 전환됐고 거래대금도 4920억원에서 370억원으로 약 92% 급감했다.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까지 빠르게 이탈하면서 상승·하락 양방향 모두 투기성 거래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에서는 변화 폭이 더욱 컸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개인 순매수가 116억원에서 5970억원 순매도로 급반전했고 거래대금도 3조6250억원에서 1조1830억원으로 약 67% 감소했다.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역시 49억원 순매수에서 1551억원 순매도로 돌아섰으며 거래대금은 1조239억원에서 4472억원으로 줄었다.
전날 거래대금 5조210억원으로 가장 과열됐던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도 개인 순매수가 208억원에서 30억원 순매도로 전환됐고 거래대금은 5620억원으로 약 89% 급감했다. ACE·RISE·SOL·KIWOOM·1Q 등 나머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역시 모두 개인 순매도로 돌아서거나 순매도 규모가 확대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냉각됐다.
이번에 시행된 기본예탁금 강화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의 진입 요건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앞서 금융위는 기본예탁금 상향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약 60%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는 현금 1000만원 또는 대용증권을 포함해 기본예탁금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현금 3000만원을 예탁해야만 거래가 가능하다. 적용 대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상장지수증권(ETN)까지 포함된다.
금융당국, 투자비중 제한 추진···업계도 자율적 규제 나서
금융당국은 기본예탁금 강화에 이어 개인별 총 금융투자자산의 20% 이내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 비중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모의거래 의무화와 사전교육 강화 등 추가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에는 신속한 시장안정 조치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보완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도 후속 자율규제에 착수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 자산운용사는 유동성공급자(LP)의 리밸런싱 시간을 분산하고 장 마감 동시호가 구간에서 쏠림을 완화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신규 설정·환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매매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지 않도록 운용 방식을 개선해 시장 충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시행 첫날 결과만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강한 상승장에서도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은 기본예탁금 강화의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급등락이 반복되는 장세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거래가 억제되는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정책 효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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