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전속 설계사 영입 구도한화생명, 제판분리 단행 후 '급성장'GA와 양립 본격화···연내 4만명 눈앞
이런 상황에서 일명 생명보험업계 '빅3(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중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설계사 수를 꾸준히 확대하는 방식으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은 GA 중심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며 전속 설계사 체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달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자회사 GA 등을 포함한 올 1분기 설계사 수가 3만441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2만168명과 비교했을 때 약 70% 증가한 규모로, 2위권 경쟁사인 교보생명(1만5726명)과 격차를 2배 이상 벌렸다.
삼성생명도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설계사 수가 3만9350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속,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를 모두 포함한 수치로, 2020년 말 3만60명 대비 30% 이상 늘어난 규모다.
2020년까지만 해도 양사는 모두 전속 설계사 중심의 영업 조직 규모 확대에 앞장서 왔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높은 로열티와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설계사 수를 지속해서 늘려 왔다. 2022년 한때 설계사 수가 2만8000여명으로 소줄었지만 이듬해 다시 3만2000명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난해에는 5000여명을 순증하며 3만7000명까지 확대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2021년부터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 GA 채널 중심으로 노선을 틀었다. 약 2만명에 달하는 전속 설계사 조직을 모두 이관하는 '제판분리'를 단행했고, 이후 전속 설계사를 아예 두지 않고 있다.
조직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이직한 설계사들에 대규모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며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한화생명은 매 분기 200억 원 규모의 정착지원금을 꾸준히 집행하고 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도 병행됐다. 2023년 당시 약 5,000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던 대형 GA인 피플라이프를 인수하며 급격한 외형 확장을 이뤄냈고, 이를 통해 목표로 삼았던 설계사 3만명 돌파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2000여명 규모의 대형 GA 아이에프씨(IFC)를 추가 인수하며 GA업권에서 독보적인 규모를 가진 회사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한화생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삼성생명도 GA 채널 진출을 검토한 바 있다.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생명은 영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량 GA 인수, 지분 투자, 제휴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대형 GA인 '에이플러스에셋'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이후 삼성생명은 다시 전속 설계사 채널 강화 쪽으로 방향을 명확히 했다. 이완삼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4년 초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속 설계사 채널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높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양질의 신계약 확보와 보유 계약 확대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은 여전히 대면 영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2020년까지만 해도 대형 보험사와 GA 간 설계사 영입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화생명이 먼저 GA 채널에 뛰어들면서 현재의 시장 구도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 조직 규모의 크기가 곧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양사 모두 최근까지도 설계사 인력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며 "연내 설계사 수 4만 명 돌파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mzy050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