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지지부진···금융지주사 "관심 없다"기존 카드사와 합병 시너지↓···매각 가격 관건함영주 2기 체제 M&A 주목···카드보단 손보사 무게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와 롯데카드 지분 공동 매각을 검토 중이다. 롯데카드의 지분구조는 MBK파트너스가 59.83%, 우리은행과 롯데쇼핑이 각각 20%를 갖고 있다.
새 주인 찾기 난항···금융지주도 "매력 없다" 한 목소리
MBK는 지난 2월부터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 착수해 인수후보를 찾고 있으나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홈플러스 사태 후유증 등으로 현금 확보를 위해 국내 투자기업에 대한 정리에 속도를 내면서 롯데카드에 대한 매각가도 당초 희망했던 3조원에서 2조원 중반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인수 여력이 있는 금융지주들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막상 금융지주들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은행도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지분 매각에 나서며 우리금융지주의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도 멀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MBK와 지분 공동 매각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며 "단 지분 공동 매각 검토가 인수의지를 철회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들도 다들 롯데카드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과거 LG카드를 합병해 신한카드의 규모를 키웠고 KB금융지주는 KB국민카드,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카드를 인수해 카드사 규모를 키우는 방법도 거론되지만 카드업의 경쟁력이 과거 대비 높지 않다는 점이 M&A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미 여러 차례 매각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인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본다"면서 "금융지주가 인수하면 롯데카드의 백화점 특화카드라는 이점이 사라질 텐데 이 경우 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연임 확정된 함영주···M&A 적극 나설까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최근 보험사 품기에 성공한 만큼 하나금융이 M&A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며 5대 금융지주 간 순위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지난해 하나금융(3조7388억원) 대비 6528억원 적은 3조8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금융지주 가운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동양·ABL생명의 지난해 순이익 4194억원을 단순 합산할 경우 두 금융지주의 순이익 차이는 2334억원으로 줄어든다.
또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하며 남은 임기 3년간 M&A를 적극 추진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16.3%로 KB금융(42%), 신한금융(29.1%) 대비 낮은 수준이다. 함 회장은 과거부터 M&A에 의지를 드러냈으나 실제 인수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단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보험사 인수도 여러 차례 저울질한 만큼 롯데카드보다는 손보사 인수에 좀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함영주 2기 체제가 시작된 만큼 숙제였던 M&A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그 매물이 롯데카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고가논란 속에 롯데카드를 품을 경우 오히려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결국 관건은 롯데카드 매각가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 후 시너지와 가격적인 프리미엄이 있느냐가 제일 중요한데 염가매수차익을 얻을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롯데카드 인수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인수자 입장에서는 인수가격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롯데카드 매각은 플레이어가 많지 않은 인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인수자들은 전혀 서두를 필요가 없다"면서 "또한 대선 치르고 나면 정부의 금융산업에 대한 기조가 드러날 텐데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다들 당장은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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