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체된 분양 시장, 하반기 시장 활기 전망스트레스 DSR 3단계··· 대출 새로운 국면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넉 달간 진행된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 4만1685가구로 지난해 동기(7만661가구) 대비 41.0% 급감했다. 서울의 경우 1분기(3월말)까지 일반분양이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삼성물산 시공, 일반분양 482가구)에 그치는 등 1년 전보다 70.2%나 줄어든 1501가구에 불과했다.
미분양이 심각한 지방에선 올해 초부터 신규 분양을 대거 미루면서 새 아파트 분양은 전년 동기의 절반도 안 되는 19만85가구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서울에선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와 힐스테이트 메디알레(현대건설) 등 관심 단지가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지만, 대선 정국 진입에 따른 흥행 불발 우려로 상당수 발주처가 청약 공고를 미루는 등 전반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었다.
이처럼 밀린 분양 물량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서울은 물론 경기, 충남,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대형 단지들이 대기 중이다. 우선 서울에선 이날(2일)부터 청약에 돌입한 고덕강일 대성 베르힐(DS종합건설)과 강동구 길동 디아테온(에이블피엔지)을 비롯해 추가 물량으로 공급되는 리버센 SK VIEW 롯데캐슬(6월 입주, SK에코플랜트·롯데건설) 등이 있다. 또 포스코이앤씨가 신길5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통해 시공 중인 단지도 일반 분양을 앞두고 있다.
경기권에선 금호건설이 오산에서 오산 세교 아테라(433가구)를, 계룡건설·한신공영 컨소시엄은 수원당수지구에 1149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화성 동탄2지구에서는 LH가 1247가구를 일반분양에 나선다. 7월에는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힐스테이트 회룡역 파크뷰(1816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김포 해링턴 플레이스 풍무(효성중공업, 1769가구)도 분양 일정을 저울질하고 있다.
분양 흥행이 이어진 충남 아산에선 GS건설이 아산탕정자이 센트럴시티(1238가구)를, 부산에서는 르엘 리버파크센텀(롯데건설, 2070가구)과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트레파크(대우건설, 1370가구), 쌍용건설이 짓는 쌍용 더 플래티넘 서면(468가구) 등이 대선 직후 분양을 재개할 전망이다.
이처럼 대선과 상반기 각종 변수로 미뤄졌던 분양 물량이 하반기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6월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2만1571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한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시중 은행들의 대출 금리와 7월부터 시행될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 등은 하반기 분양시장의 3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준 금리가 2.5%로 인하됐고 남은 하반기에 적어도 두 차례 더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시중 은행들의 대출 금리 조정 시점과 조정 폭에 따라 청약률과 계약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또 DSR 3단계가 시행되면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3~5%가량 줄어들고, 대출에 의존하는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은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고,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량 또한 일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전 금융권 가계대출에 1.5%p의 스트레스 금리를 반영해 차주의 대출 한도를 줄이고 자금 여력을 제한하는 만큼,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도권 실수요층을 직격해 주택 거래 위축과 가격 상승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혼합형·주기형 대출까지 규제 범위가 확대되면 우회 대출 수단을 활용하던 수요층마저 위축될 것이고, 이는 분양시장과 중도금 대출 수요에 연쇄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 금리가 내려가도 실제 대출 금리 인하가 수반되지 않으면 민간 주택구매 등에 체감적이고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며 "기준 금리 자체보다는 대출 차주에 적용되는 대출 이자가 중요하고, 금리 인하는 단기적인 효과보다 장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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