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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제2의 조에티스 꿈꾼다···韓 제약사 '동물의약품' 진출 봇물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제2의 조에티스 꿈꾼다···韓 제약사 '동물의약품' 진출 봇물

등록 2025.05.30 13:32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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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장서 신약개발·영양제 출시 속속산업 육성 위해 정부 R&D 강화 추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동물의약품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조에티스와 같은 다국적 제약사가 독과점 중인 시장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해 점유율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국내 제약사가 최근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서 신약 개발부터 건강기능식품 출시까지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토피·신장질환 등 신약개발


HK이노엔은 JAK-1 억제제 기반 반려동물 아토피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 최근 반려동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IN-115314'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HK이노엔은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IN-115314와 기존 치료제인 아포퀠정(성분명 오클라시티닙)을 각각 경구투여한 뒤, 소양증과 피부병변 개선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해당 임상은 국내 10여개 동물병원이 참여해 진행된다.

IN-115314는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야누스 키나제-1(Janus Kinase-1, JAK-1)'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신약 물질이다. 기존 치료제는 JAK-2까지 억제해 부작용 우려가 있었으나, IN-115314는 높은 선택성과 우수한 JAK-1 억제 능력을 바탕으로 낮은 부작용과 강력한 항염증 효과가 기대된다.

HK이노엔은 현재 이 물질을 사람용 연고제와 반려동물용 경구제로 동시에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JAK-1 억제 기전을 이용해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를 대상으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은 HK이노엔이 유일하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한 것처럼, 반려동물 의약품 분야에서는 IN-115314가 새로운 신화를 만들 주자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대형 제약사 제품이 장악한 시장에서 국산 반려동물 치료제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큐라클은 반려동물 만성신장질환 치료제 'CP01-R01'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임상 3상 개시 미팅을 개최하기도 했다.

CP01-R01은 큐라클의 혈관내피기능장애 차단제인 CU06을 반려동물 대상 치료제로 확장한 프로젝트다. 국가과제인 '안전성평가연구소 메가프로젝트 사업단'과 공동 개발 중이다. 이 치료제는 노령 반려동물에서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만성신장질환의 근본 치료 가능성을 목표로 한다. 현재까지는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 위주의 치료만 존재해, 근본적인 신장 기능 개선제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큐라클은 급성 신손상(AKI) 및 만성신부전(CKD) 동물모델을 활용한 효력시험에서 CP01-R01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지난 1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임상3상에는 국내 30여개 동물병원이 참여하며, 만성신장질환을 앓는 반려견 60마리를 대상으로 12주간 CP01-R01 또는 위약을 경구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유재현 큐라클 대표이사는 "이번 임상을 체계적이고 신뢰도 높은 방식으로 진행해 반려동물과 보호자, 의료진 모두에게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케어젠은 핵심 펩타이드 파이프라인인 프로지스테롤(ProGsterol), 코글루티드(Korglutide), 마이오키(Myoki)를 활용해 반려동물 전용 건강기능식품과 동물용 의약품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케어젠 관계자는 "프로지스테롤의 대사기능 개선, 코글루티드의 체중조절, 마이오키의 근육 성장 촉진 기능은 반려동물 건강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며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에 활용 가능한 생체 모방 펩타이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케어젠은 기존의 인체용 의료기기 플랫폼을 반려동물용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속형 펩타이드 제형 기술을 활용한 관절용 활액대체 필러, 연골 재생 의료기기 등을 통해 관절염, 골다공증 등 노령 반려동물 질환에 대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인체용으로 이미 검증된 기술을 반려동물에 적용함으로써 빠른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신제품 출시로 사업 본격화


유유제약은 지난달 미국 현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반려동물 산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의 동물용 신약 개발기업 'VETMAB BIOSCIENCES'와 반려견 전용 커뮤니티 서비스 DOG PPL에 총 12억4000만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VETmAb은 개와 고양이를 위한 단일클론항체(mAb) 치료제를 개발하는 수의학 바이오제약사로, 수십년간 동물 건강 분야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들이 2022년 설립한 회사다.

앞서 유유제약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동물용 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 용품 제조 및 판매를 사업목적에 포함시켰다. 아울러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질병진단센터장을 지낸 수의학 감염병 전문가 최강석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이사는 "반려동물 산업 진출을 위해 시장 성장 가능성과 적합한 제품군에 대해 오랜 기간 사업성을 검토했다"며 "전담 인력 채용과 조직 신설 등 후속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반려동물 산업을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보령, 동아제약은 영양제 신제품 등을 내놓으며 건기식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보령 자회사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최근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리베펫'의 맞춤형 영양제 라인업 '보령 리베펫 닥터' 6종을 출시했다. 리베펫 닥터는 분말형 반려동물 영양제로, ▲종합 건강 ▲구강 건강 ▲관절 건강 ▲눈 건강 ▲면역 케어 ▲피모 건강 등 6가지로 구성됐다.

최혜영 보령컨슈머헬스케어 매니저는 "보령 리베펫 닥터는 기능성, 안전성, 편의성을 모두 갖춘 반려동물 맞춤형 건강 관리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생애주기 및 건강 변화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지속 출시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펫 헬스케어 브랜드 벳플을 통해 반려동물의 장과 구강 건강을 위한 유산균 '벳플 락토덴탈'을 지난달 선보였다. 벳플은 동아제약 수의사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다.

한 동물의약품 업체 관계자는 "아직 국내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명으로 늘어 동물의약품 관련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달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발표된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에 따르면 세계 동물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470억달러(약 61조원)에서 오는 2032년 995억달러(약 129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산업 규모는 2020년대 초반까지 점진적 성장세를 보이다 지난 2023년 이례적 수출감소를 보이며 1조3000억원대에 머무는 등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지만, 오는 2027년까지 연 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국산 제품은 제약 선진국의 오리지널 제품과 중국·인도·동남아 등 신흥국의 중저가 제품 사이에서 점차 그 입지가 축소되고 있어서 신약 개발 핵심기술과 품질 경쟁력 확보 없이는 산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1조3000억원 수준의 산업 규모를 2035년까지 3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로 연구개발 강화, 규제혁신, 수출 지원 확대, 품질 및 안전성 강화를 4대 전략으로 해 R&D 혁신 프로젝트 추진, 신속허가 체계 구축, 산업육성법 제정, 제조·품질관리기준 GMP 선진화 등 10개의 세부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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