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임원인사 끝으로 2025년 인사 마무리반도체 수술 나서고 계열사 CEO 4인 교체미전실 출신 최윤호·박학규·김용관 등 영전
이재용, 재무보다 공대·약대 출신 앉혔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메모리·파운드리(위탁생산) 수장이 바뀌었다. DS부문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한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이가 메모리사업부장까지 동시에 맡는 건 번이 처음이다. 현재 메모리 경쟁력 '약화'라는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부회장이 직접 등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파운드리가 수주 산업인 만큼 주요 고객사가 위치한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통'으로 평가되는 한 사장을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 파운드리 경쟁력을 가르는 수율(양품 비율) 확보를 위해 남석우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을 신설된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으로 임명했다.
계열사 CEO는 4명이 새롭게 임명됐다. 2021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었던 최주선 사장은 삼성SDI CEO로 선임됐다. 최 사장은 경영학과 출신의 전임자와 달리 서울대 전자공학 학사를 마치고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박사를 취득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최 사장의 후임으로는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신임 사장은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에서 화학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기술 전문가다. 또 미국 MIT를 나온 이준희 부사장은 삼성SDS 사장으로,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경아 부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으로 선임됐다.
미전실 출신 잇따라 승전보
삼성의 옛 컨트롤타워인 미전실은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해체됐으나 이곳에서 활약한 인사는 요직에 앉았다. 미전실 전략팀과 전자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해 결성된 사업지원T/F 출신의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 사장을 맡는다. 경영진단실은 관계사의 사업경쟁력 제고와 경영 건전성 확보를 주된 목적으로 신설됐다.
미전실에서 경영진단팀장 부사장을 지낸 박학규 삼성전자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의 업무는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변경됐다. 기존 사업지원T/F는 정현호 부회장 아래 부사장이었으나 사장 직위가 생긴 것이다. 또 미전실 전략팀을 거친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은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사업지원T/F 소속 송방영 상무는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삼성의 인사는 전면적인 쇄신이나 물갈이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메모리, 파운드리 수장이 바뀌고 새로운 보직을 신설하는 등 취약했던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당면한 숙제를 해결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이 여전히 사법 리스크에 갇혀 있어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지 않은 만큼 미전실 출신 인사가 약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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