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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가계부채 우려 계속"···이창용 한은 총재, 올해 두 번째 은행장 대면

금융 은행

"가계부채 우려 계속"···이창용 한은 총재, 올해 두 번째 은행장 대면

등록 2024.09.30 18:30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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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이창용-16개 은행 CEO 하반기 '금융협의회'통화정책 발 묶는 가계부채 관리 재차 당부 예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통합별관에서 열린 '제3회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통합별관에서 열린 '제3회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두 번째 은행장과 만난다. 이번 만남에서 이 총재는 은행들의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안정 시그널이 뚜렷해지면서 내수 진작을 위한 금리인하 필요성이 확대했음에도,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통화정책의 발목이 묶여서다.

이 총재는 30일 오후 '2024년 하반기 금융협의회'에서 전국 16개 국내은행 CEO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만난다. 참석 은행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국책은행(IBK기업·수출입은행), 지방은행(경남은행·부산은행·전북은행·광주은행) SH수협은행, 아이엠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이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같은 날 오전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당부했던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한편, 국내 무위험지표금리(KOFR) 거래 활성화, 한국은행 대출 제도 개편 등 주요 금융·경제 이슈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나눈다.

특히 이 총재는 국내 금리인하에 가장 큰 걸림돌인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빅컷'(50bp 인하) 결정과 지속되는 국내 물가 안정세에도 금리인하를 망설이고 있다. 부동산 상승 기대감으로 인해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섣부른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필까 염려해서다.

지난 8월 금통위는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 역시 "한은의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한은이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를 언제까지 미룰 순 없는 상황이다. 내수 회복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정부는 물론 정치권에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가계부채 급증 우려를 이유로 통화정책 전환 시기를 놓치게 됐을 때도, 한은이 가장 먼저 비난의 화살을 맞을 확률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가장 난감한 건 한국은행"이라며 "가계부채 문제로 금리인하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에 진퇴양난의 갈림길에 선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이 총재도 부동산 시장 혼란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에 대해 손 놓고 있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총재는 "부동산발 금융 불안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한국 경제 전체로 볼 때 부동산 가격이 소득과 비교해 너무 오르면 버블(거품)이 꺼지는 걱정 뿐 아니라 자원 배분 측면에서도 부동산에 대출 등으로 돈이 몰렸다가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살려야 하는 고리를 끊어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계부채는 여전히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9조3000억원, 주담대 증가 폭은 8조5000억원 늘면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된 9월에도 가계대출 증가세 감소는 소폭에 그쳤다. 지난 26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담대 총액은 7조8466억원이다. 이는 추석 연휴를 뺀 영업일 기준 하루 평균 증가세는 지난달 대비 5% 감소에 그친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은이 10월까지 금융 안정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가계부채 감소 시그널을 기다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은 정부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낸다는 수치가 명확해질 때까지 우선 기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금리인하 요구와 내년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연내 소폭 금리 인하는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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