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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폭스바겐, 月 판매량 '빅5 복귀'...추세적 반등 시작?

산업 자동차

폭스바겐, 月 판매량 '빅5 복귀'...추세적 반등 시작?

등록 2024.09.09 15:56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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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만에 월간 판매량 1000대 이상으로 회복전기차 ID.4 판매량 전월比 2.6배 늘며 호조 견인일시적 반등 그칠 수도···제품 구성계획 개선해야

폭스바겐, 月 판매량 '빅5 복귀'...추세적 반등 시작? 기사의 사진

독일 대중차 브랜드 폭스바겐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부활의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월간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섰고 10위권 안팎에 머무르던 월간 판매량 순위도 4위로 뛰어올랐다. 유일한 전기차 ID.4가 확실한 효자 노릇을 했다.

9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8월 한 달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445대의 차를 판매하면서 브랜드별 판매량 순위 4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의 월간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인데 지난 7월과 비교할 때 판매량이 무려 72.8%나 늘었다.

폭스바겐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과 더불어 자동차 강국 독일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손꼽혔다. 2010년대 초중반까지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빅3 중 하나로 꼽힐 정도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유독 국내 시장에서 맥을 못췄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 중에서 한 달에 1000대 이상의 차를 판매한 달은 4분의 1인 5개월에 불과할 정도였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월간 판매량이 고작 53대에 불과했고 브랜드별 판매량 순위도 중하위권인 17위까지 추락할 정도로 굴욕을 겪기도 했다.

3월에는 949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확실한 반등을 기대하게 했지만 이후에 다시 월간 판매량이 400~500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월간 판매량 순위가 10위 언저리를 맴돌았다. 시장에 신선한 파격을 줄 만한 신차가 딱히 없었기에 브랜드의 주목도가 떨어졌다.

그랬던 폭스바겐이 8월에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400대 이상의 월간 판매고를 올렸다. 판매량 반등의 주역은 폭스바겐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 ID.4다.

폭스바겐 전기차 ID.4. 사진=폭스바겐그룹코리아 제공폭스바겐 전기차 ID.4. 사진=폭스바겐그룹코리아 제공

폭스바겐의 준중형 크로스오버 전기차 ID.4는 올해 8월에만 911대가 팔리며 폭스바겐의 한 달 판매량에서 63.0%의 비중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ID.4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원사 브랜드가 판매한 전기차의 8월 판매량 중 1위 모델이었다. ID.4의 지난 7월 판매량이 355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한 달 사이 2.57배나 많이 팔린 것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ID.4의 판매량 증가 요인을 두 가지로 꼽고 있다. 하나는 착해진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브랜드의 구매 수요를 흡수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7월부터 ID.4 출고를 재개하며 프로 트림에 한해 정가보다 1386만원 할인한 값에 이 차를 판매하고 있다. ID.4 프로 트림의 정가는 5990만원인데 할인 폭을 적용하고 최대 650만원의 국비 보조금까지 더하면 3000만원대 후반에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

할인이 되지 않는 ID.4 프로 라이트 트림은 정가가 5490만원이기 때문에 국비 보조금을 전부 받을 수 있는 가격대에 들어간다.

이처럼 ID.4의 가격 접근성이 다소 완화된 만큼 수입 전기차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이 ID.4로 대거 돌아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요인은 다른 브랜드 전기차에 대한 구매 수요 흡수다. 실제로 테슬라 모델Y와 모델3의 8월 판매량은 7월보다 각각 25.1%, 12.7% 줄었고 메르세데스-벤츠 EQA 250의 판매량은 90대에서 43대로 반토막이 났다.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중에 폭스바겐 ID.4는 2.5배가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수입 전기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폭스바겐 쪽으로 몰렸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수입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가성비 우수 모델로 손꼽히는 제타와 수입 해치백의 정석으로 일컬어지는 골프 등 스테디셀링 모델의 꾸준한 인기도 폭스바겐의 인기 회복세를 거들고 있다.

관건은 8월의 상승세가 꾸준히 지속될 수 있느냐다. 판매량 증가를 견인한 ID.4의 할인 프로모션은 한시적이기 때문에 9월이 지나면 가격은 다시 올라간다.

출고가격이 5500만원 미만인 ID.4 프로 라이트 트림은 프로모션과 무관하게 보조금 100% 지급이 가능하지만 프로 트림보다는 사양이 다소 뒤처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소 적을 수 있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고질적 단점으로 꼽혀온 신차의 부재도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을 오히려 낮추고 있다. 특히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여전히 디젤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점이 반등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적하는 여론이 많다.

지난 8월 초 3세대 투아렉의 부분 변경 모델이 국내에 출시됐으나 8월 판매량은 39대에 그쳤다. 비싼 가격도 문제였지만 디젤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크게 낮아진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보인다.

KAIDA가 집계한 올해 1~8월 누적 디젤차의 판매량은 532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6.4% 줄어들었다. 잇단 전기차 화재 이후 소비자들이 잠시 디젤차를 주목하는 듯 했지만 연비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하이브리드차로 대세가 확실히 기울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ID.4와 제타 등 일부 차를 빼면 여전히 폭스바겐의 주력 모델은 대부분 디젤차"라며 "당장은 ID.4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겠지만 근본적으로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제품 포트폴리오 개편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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