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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알리익스프레스의 노력 빛 발하려면

오피니언 기자수첩

알리익스프레스의 노력 빛 발하려면

등록 2023.12.08 11:49

김민지

  기자

reporter
최근 들어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지인이 늘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중국어를 검색하고, 주문한 물건이 기억 속에서 잊힐 때쯤 문 앞에 배송되던 시절.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이전부터 이용했던 기자로서는 작금의 변화가 새삼스럽기만 하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꽤 장점이 많다. 매우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또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 '저렴하다'라는 기준은 우리 상상 이상이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저렴하다 보니 품질이 떨어지진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이용하다 보면 물건을 고르는 나름의 기술을 터득하게 된다.

아무튼 알리익스프레스는 다양한 상품과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그러면서 가품 유통 문제도 심각하게 불거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국세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직구 물품이 반입되는 방식인 특송화물 목록통관 과정에서 지식재산권(이하 지재권) 침해로 적발된 건수는 6만2326건으로 2018년 대비 499% 뛰었다. 지난해 적발된 지재권 침해 물품의 99.7%는 중국발로 나타났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불려 나와 가품 유통에 대해 호되게 질책받았다. 국감에 참석한 의원들은 알리익스프레스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 지재권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리고 알리익스프레스는 2개월여 만에 지식재산권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1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프로젝트 클린(Project Clean)'을 발표했다.

레이 장 대표는 이전부터 가품 근절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었다. 그러나 의지와 달리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여전히 가품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명품 브랜드명을 검색하면, '아이템을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빈 페이지가 뜬다.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Luxury Brand) 등으로 검색하면 가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노력한다고 한들 개별 기업의 힘으로 가품을 원천 봉쇄할 수 있을까. 가품 유통과 관련한 취재 과정에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은 항상 "가품을 선제적, 원천적으로 막기는 어렵다"고 설명해 왔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가품 근절 대책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은 기본이고, 중요한 것은 적발되면 확실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상점 폐쇄, 가품 이슈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에게 보상을 해주는 제도 정도다.

결국 알리익스프레스의 노력이 빛을 발하려면, 가품을 원천적으로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소비자 또한 노력해야만 한다. 소비자들이 가품을 소비하지 않도록 지재권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 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비자가 가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면 가품을 유통할 이유도 없다. 수요가 사라지면 공급도 없는 법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강력한 법적 제도를 마련한다거나 감시 기구를 만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의 대응책이 없다면, 플랫폼에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으로 비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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