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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MM 포기한 구본준···LX 미래는 '반도체·배터리'

산업 재계

HMM 포기한 구본준···LX 미래는 '반도체·배터리'

등록 2023.11.27 07:45

김현호

  기자

HMM 본입찰 마무리···하림·동원 참전, LX 불참'본업' 집중할 듯···LX세미콘, 방열기판 사업 확대니켈광산 확보한 LX인터, IRA 혜택까지 기대감 ↑

구본준 LX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구본준 LX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HMM을 인수하려던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도전이 좌절됐다. 한국유리공업과 포승그린파워 등을 인수하며 LX그룹을 출범 2년 만에 대기업 집단까지 키웠으나 이번에는 재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HMM 인수 기업은 '승자의 저주'라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구 회장은 앞으로 본업인 반도체를 비롯해 신사업으로 꼽히는 배터리에 그룹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동원, 하림 두 곳이 참여했다. 최종입찰적격자로 이름을 올렸던 LX인터내셔널은 인수가와 해운업 상황 등을 고려해 최종 불참하게 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HMM 주식은 총 3억9879만주로 현재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하면 매각가는 5~7조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해운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항만 적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운임이 폭등하는 호황을 맛보았다. HMM도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실적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 선사의 운임 지표로 활용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올해 5000선에서 800선까지 떨어지는 등 예년 같은 호황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종합물류 기업으로의 도약이 좌절된 LX그룹은 LX세미콘과 LX인터내셔널을 앞세워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핵심 계열사인 두 곳 모두 최우선 과제로는 '체질 개선'이 꼽힌다. LX세미콘은 특정 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LX인터내셔널은 배터리 광물을 위한 신규 시장 입지 확대 등이 숙제로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설계 기업인 LX세미콘은 지난달 새 CEO(최고경영자)에 이윤태 전 삼성전기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윤태 사장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및 삼성디스플레이 LCD 개발실장 등도 역임하며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사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업계에선 구 회장이 LX세미콘의 부진한 사업을 개선하고 사업다각화를 위해 외부 수혈에 나선 것으로 평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LX세미콘 영업이익은 6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이상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전방 산업의 수요 둔화로 DDI(디스플레이구동칩) 업황 부진 여파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DDI는 디지털 신호를 디스플레이에 전달해 주는 회로 역할을 하며 다양한 화소를 조정해 디스플레이 색상의 차이를 만드는 부품을 의미한다.

사업 다각화는 필수적이다. 전체 매출 중 90%가 DDI에서 발생해 사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LX세미콘은 자동차 분야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방열기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방열기판은 전력반도체의 동작 수명 및 안정성에 큰 영향을 주는 핵심 소재로 친환경화와 맞물려 전체 시장 규모는 2029년까지 연평균 26%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이달 1330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 AKP광산 지분 60%를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니켈이 매장된 AKP광산은 면적만 2000ha(헥타르)로 여의도 대비 7배에 달한다. 원광 기준 검증된 가채광량은 3600만톤으로 이는 전기차 70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양이다. 연간 50만톤 규모의 생산량은 2028년까지 370만톤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중 하나인 니켈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 지난해 전체 생산량 중 인도네시아 비중은 48.4%에 달했다. 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핵심광물협정 체결 방안을 논의하며 인도네시아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IRA 전기차 보조금을 수령하려면 미국 또는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니켈 등 광물을 조달해야만 한다.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현재로선 IRA 혜택을 기대할 수 없다. 다만 미·인니 FTA가 체결되면 현지에서 생산하는 니켈도 IRA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에 LX인터내셔널도 IRA 혜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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