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항소심···노 관장, 직접 출석

이혼소송 2라운드 첫 변론준비기일···재판 비공개

노 관장 "가족의 일로 국민께 심려끼쳐 죄송 민망"

엑스포 출장 중인 최 회장은 불참···"심려끼쳐 송구"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2심 1회 변론준비기일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는 가운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이 9일 열렸다. 1심 선고 이후 11개월 만이다. 노 관장은 이날 법원에 나와 "참담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변론준비기일은 사건에 대한 쟁점과 증거, 증인 채택 여부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사건 당사자는 법원에 출석할 의무가 없으나 노 관장은 재판에 직접 참석했다.

노 관장은 재판 시작 15분 전에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고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갔다. 이날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약 1시간 30분 이후 법원 밖으로 나온 노 관장은 '법정에서 어떤 말을 했냐'는 질문에 "30여 년간의 결혼 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된 거에 대해 참담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회를 빌려 우리 가족의 일, 가정의 일로 국민 여러분들에 많은 심려를 끼친 점이 너무 죄송하고 민망하기 그지 없다"며 "다만 바라는 것은 이 사건으로 인해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 관장은 '적정 위자료와 지분이 어느 정도나 된다고 생각하는지' 등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법정 심리에만 집중하며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엑스포 관련 해외 출장 중인 최 회장이 재판에 앞서 '경위 불문하고 개인사 문제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는데 대해 송구하다'는 심경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은 지난 1988년 9월 결혼식을 올렸고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은 2015년 동거녀인 김희영 티앤씨(T&C) 재단 이사장과 혼외 자녀를 낳았다고 공개하며 결혼 생활이 힘들어졌고 이후 성격 차이를 이유로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노 관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2018년 2월에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가정을 지키겠다며 이혼 요구에 응하지 않던 노 관장은 2019년 입장을 선회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50%(약 1조원) 등의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반소(맞소송)를 제기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작년 말 최 회장에게 위자료와 현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으나 SK 주식은 최 회장이 상속이나 증여로 취득한 특유재산이라는 이유로 재산분할 대상은 아니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