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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닻 올린 김영섭號 KT···구현모 그림자부터 지운다

IT 통신

닻 올린 김영섭號 KT···구현모 그림자부터 지운다

등록 2023.08.30 14:19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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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KT 대표이사 취임, 그룹 구성원들과 적극 소통전임자 약점 보완 "통신 역량 강화·불합리한 관행 타파"자신만의 경영법은 접목···"연공서열 깨고 역량으로 평가"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30일 KT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 도중 고객·역량·실질·화합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김영섭 KT 대표이사가 30일 KT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 도중 고객·역량·실질·화합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KT 새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영섭號 경영 키워드는 화합·고객·실질·역량으로 종합된다. 장기간 '경영공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빠르게 다잡고 본업인 통신 경쟁력을 바로 세우는 한편, 성과만을 위해 자행된 불합리한 관행을 타파해 지속성장 기틀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나이와 직급보다는 역량으로 구성원들을 평가하는 모델을 접목, 업무 전문성을 강화해 통신장애 재현을 막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본업인 통신 다시 힘주고, 관행 타파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30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KT분당사옥에서 진행된 취임식 도중 이렇게 강조했다. 구현모 전 대표 그림자는 빠르게 지우고,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김영섭 대표는 "KT는 유무형 자산 외에도 인재, 대한민국 ICT 근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 등 자산이 많은 기업"이라며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지속성장 기반을 건실하게 쌓아가면 더 힘차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대표는 KT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설명하며, 고객 가치 실현을 통한 '통신서비스' 역량 강화를 첫손에 꼽았다. 앞서 구현모 전 대표 시절에는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에 치중한 나머지 통신사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구현모 전 대표가 취임한 해인 2020년 KT 무선 통신서비스 회선 수는 1738만8291개로, 지난해 말(1750만419개)까지 2년 간 0.6%(11만2128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같은 기간 8.5%(125만9557개)나 성장했다. 지난 6월 기준 양사의 무선 통신서비스 회선 점유율(MVNO 제외) 격차는 1.3%포인트(p)에 불과하다.

김영섭 대표는 "모든 업무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빠르게 제공해야 한다"면서 "고객의 니즈와 페인포인트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찾아내고, ICT 경쟁력 제고와 함께 본업인 통신사업도 단단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30일 KT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 도중 고객·역량·실질·화합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사진=KT 제공김영섭 KT 대표이사가 30일 KT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 도중 고객·역량·실질·화합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사진=KT 제공

이 과정에서 과거 관행처럼 이뤄진 불합리함은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대표는 "KT 사업의 근본인 통신과 ICT의 내실을 다지고,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성과를 추구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운을 뗀 뒤 "숫자를 만들기 위해 적당히 타협하기보다는 사업의 본질을 단단히 하고 미래 성장의 에너지를 쌓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현모 전 대표 시절, 영업실적을 쌓고자 임직원들의 명의로 회선을 대량 개통한 이른바 '허수영업' 논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KT서비스 지회는 본인 명의로 3회선 이상 개통한 직원이 180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영섭 色 입히기···기술 역량평가 도입

기술 중심으로 역량을 평가하는 자신만의 경영 철학은 KT에도 적용한다. 앞서 김영섭 대표는 전 직장인 LG CNS에서 이런 평가제도를 도입, 전문 기술자들을 대거 육성하며 회사 체질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KT는 최근 수년간 많은 통신장애를 야기한 만큼, 전문적인 관리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김영섭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혁신을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높여야 하며 특히 통신 네트워크 안정 운용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KT 혁신 성장 전략인 DIGICO를 추구함에 있어서도 ICT의 본질적인 역량이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인재로 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구성원 간 화합을 강조, 이권 카르텔 논란 속 혼란스러운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다. 김영섭 대표는 "화합은 동료로서 상호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며 "특히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더가 단기적인 외형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30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KT 분당사옥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사내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KT 제공김영섭 KT 대표이사가 30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KT 분당사옥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사내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김영섭 대표는 이날 현장에 참석한 40여명의 직원 외에도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전 그룹사 임직원들과 질의 응답을 진행하면서 격의 없는 소통을 진행했다. 직원들은 비전·가치, 역량·성장, 사업방향 등 다양한 주제의 궁금했던 내용에 대해 질문을 이어갔으며, 김영섭 대표는 본인의 생각을 가감 없이 답변했다.

김영섭 대표는 "ICT 역량에 있어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도약하고, KT그룹의 잠재력을 잘 활용하면 성장은 따라오게 될 것"이라며 "건실한 지속성장 에너지를 쌓아가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경영과 성장 모두 사람이 중요하고 전부인 만큼 KT 인재 모두가 함께 혁신하고 성장하며 보람을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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