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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증권시장 선진화를 위한 시장 질서확립이 시급

전문가 칼럼 서지용 서지용의 증시톡톡

증권시장 선진화를 위한 시장 질서확립이 시급

등록 2023.07.06 07:00

증권시장 선진화를 위한 시장 질서확립이 시급 기사의 사진

최근 한국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날) 선진국 지수 편입이 불발되었다. 증권시장의 선진화 측면에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줄곧 노력해온 금융당국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잦은 증시 유출입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어, 이를 축소시키려는 금융당국의 노력이 이번에도 무산된 셈이다.

우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시 장기투자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국계 펀드의 95% 이상이 MSCI 지수를 참조해 투자운용결정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분명 글로벌 패시브 자금(주요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인덱스 펀드 투자자금)의 유입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는 장기투자 목적의 외국인 자금의 순유입을 늘리고 단기매매행태를 줄여 증시 변동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이후 15년 동안 한국 증시는 MSCI의 선진국 지수 편입을 이루지 못했다. 국내 증시가 시가총액 및 상장회사 수 등 선진국 그룹에 충분한 들어갈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지수 편입에 번번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MSCI 선진국 지수편입을 위한 요건으로 모건스탠리는 경제발전 수준(economic development), 주식시장 규모와 유동성 수준(size and liquidity), 시장접근성 정도(market access criteria)를 제시한다. 이중에서 국내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에 걸림돌이 될 만한 요인은 시장 접근성 정도이다.

시장 접근성의 세부기준으로 모건스탠리는 외국인 투자개방도, 자금유출입 편의성, 운영체계의 효율성, 투자수단의 활용 가능성, 제도의 안정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세부기준 중 그동안 모건스탠리가 지적한 개선의 필요 항목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은 '운영체계의 효율성'이다.

운영체계의 효율성이란 거래비용 등 장애 요인없이 증권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수준을 의미한다. 이는 투자자의 투자시점부터 자금회수에 이르는 과정에서 투자정보 이용에 제한이 없고 결제시스템 이용의 편의성이 담보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운영체계의 비효율성은 투자자의 비용상승 및 손실을 유발하여 투자 매력을 낮출 수 있어 선진국 지수 편입 결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운영체계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 모건스탠리는 투자자 등록 및 정보흐름 측면의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운영체계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에 노력 중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가 전격 폐지될 예정이다. 1992년에 도입된 외국인 투자등록제는 국내 증시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의 인적 사항을 사전 등록하는 제도로, 폐지의 근거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고려되었다. 또한 금융당국은 정보흐름 개선을 위해 영문공시 및 사전적 배당금 공시제도를 발표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영문공시 단계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2024년부터 영문공시를 시행하고, 2026년 이후부터는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시장 중요정보를 대상으로 영문공시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된다. 또한 금융당국은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추후 배당기준일을 설정하는 내용의 배당절차 개정안도 발표하는 등 배당지급절차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운영체계의 효율성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실패한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국내 증시가 선진국 시장 대비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편입요건의 상당수 충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다면 선진국 지수 편입은 쉽지 않을 것이다.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주가조작 사건이 최근 국내증시에 횡행하는 것은 선진국 지수 편입 실패와 무관치 않다고 보여진다. 주가조작은 모건스탠리가 강조하는 정보흐름 개선을 저해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정보흐름 개선이 결코 영문공시 및 사전적 배당금 공시 추진만으로 해결된다고 판단되지 않는다. 올해 4월 중 발생한 차액결제거래(CFD)로 인한 일부 종목의 하한가 사태 이후 최근에도 상장사 5개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현재 주가조작이 의심되고 있다.

국내 증권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는 증권시장의 정보흐름을 왜곡하는 주가조작 사건근절에 초점을 맞춘 자본시장 질서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 즉, 사후처벌 강화 및 사전예방 시스템 확보 등 증권시장의 정보흐름 왜곡을 초래하는 주가조작을 뿌리 뽑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구체적 방안으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범죄이익 몰수, 금융당국에 과징금 부과 권한 허용 및 강화 등 주가조작을 근절하기 위한 다각도의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결론적으로 증권시장 선진화 차원에서 모건스탠리가 지적한 운영체계 효율성 개선 항목 충족 외에도 증권시장 질서확립이 우선 전제되어야 한다. 국내 증권시장내 정보 흐름의 왜곡없이 투자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의 효율성이 제고될 경우 MSCI의 선진국 지수 편입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결과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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