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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인적 분할' 단행한 이수화학·OCI···엇갈리는 주가 행보

증권 증권일반

'인적 분할' 단행한 이수화학·OCI···엇갈리는 주가 행보

등록 2023.06.07 15:57

안윤해

  기자

인적 분할한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재상장 후 104% 급등소액주주, OCI '자사주 마법' 우려에 5거래일 연속 약세합병·분할 시 자사주 신주배정 금지와 공시 강화 필요성 대두

인적 분할 한 후 재상장한 이수스페셜티케미컬과 OCI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인적 분할 한 후 재상장한 이수스페셜티케미컬과 OCI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인적 분할을 진행한 이수화학·이수스페셜티케미컬과 OCI홀딩스·OCI의 주가가 변경 및 재상장 이후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같은 인적 분할임에도 불구하고 OCI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한 '자사주 마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화학은 3750원(14.26%) 오른 3만50원에,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4만8100원(29.71%) 상승한 2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수화학에서 정밀화학사업부분을 인적 분할한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분할 이후 5거래일 동안 104%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존속법인으로 변경 상장한 OCI홀딩스는 이날 6.95% 상승하며 주가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분할 재상장한 OCI는 여전히 3500원(-2.72%) 내리며 5거래일째 약세를 기록했다.

인적 분할은 하나의 기업을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으로 나눠서 재상장함과 동시에 기존의 회사 주주들에게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인적 분할의 목적이 경영 효율화일 경우에는 통상 소액주주들에게 호재로 작용하지만,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등이 목적이라면 주주들과 주가에는 악재가 되기도 한다.

이수화학은 지난달 31일 인적 분할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이수화학과 정밀화학 사업 부문의 이수스페셜티케미컬로 인적 분할했다. 이수화학은 이미 지주회사 중심의 지배구조가 완성된 상태에서 이번 분할을 진행한 것으로, 회사의 신산업을 정밀화학 사업에 포함하고 성장과 효율적인 의사결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OCI다. OCI는 지난달 30일 OCI홀딩스를 존속법인 지주사로, OCI를 신설법인 화학회사로 분할했다. OCI홀딩스는 태양광 사업 및 도시개발과 자회사 관리, 신사업 투자 등을 전담하고 OCI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 화학소재 관련 사업의 육성을 담당한다.

OCI홀딩스는 인적 분할 이후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 유상증자를 활용해 OCI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지주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의 인적 분할이 대주주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지배주주는 소위 '자사주 마법'으로 자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과 같은 주주권이 제한되고 있음에도, 인적 분할에 대한 법령과 판례가 명확하지 않아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이 사실상 허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주주는 추가적인 출연 없이도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이와 동시에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은 희석돼 기존 주주들과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한편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자사주 마법'에 금융당국도 팔을 걷어붙였다. 금융위원회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의무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주주 보호 및 친화적인 제도 개선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적 분할 과정에서 상장법인의 자사주 제도가 대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고 향후 기업들의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등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정준혁 서울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인적 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해 이뤄지는 대주주의 지배력 확장과 보유 중인 자사주를 지배주주나 경영진 등 우호적인 3자에게 처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본질적으로는 기업들의 자사주 보유 한도를 설정하거나, 맞교환 금지, 합병·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주식을 처분하거나 합병·분할할 때 신주배정 여부는 시장에서 주목하는 정도에 비해 공시 수준이 부족한 면이 있다"며 "해당 사항을 공시에 준하는 내용으로 보완하거나, 분할 시 자사주를 신설회사에 이전하는 사실과 이유, 신주 배정이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공시하게끔 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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