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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우리도 이모님 모시자"···신혼부부가 열광하는 '이것'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민지야 놀자

"우리도 이모님 모시자"···신혼부부가 열광하는 '이것'

등록 2023.03.10 15:36

윤서영

  기자

혼수 가전으로 식세기·건조기·로봇청소기 수요↑'편리한 생활' 추구하는 MZ세대 소비성향 반영"가사 노동 강도와 피로를 대폭 줄여준다는 장점"

그래픽=배서은 기자그래픽=배서은 기자

"이모님이 없었다면 삶의 질이 상당히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퇴근하자마자 집안일만 하다가 정작 쉴 시간도 없이 하루가 지나갔겠죠. 매일 이러한 생활이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힘들어요."(30대 직장인 A씨)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쓴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제가 집안일 하는 것보다 더 꼼꼼하고 청결하게 잘하더라고요. 이제는 이런 제품들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가 더 어려울 것 같아요."(30대 직장인 B씨)

누군가가 설거지부터 빨래, 청소 등 매일같이 해야 하는 집안일을 대신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몇 년 사이 집안 가사일을 돕는 일명 '3대 이모님' 가전제품이 20~30대 젊은 신혼부부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에 비해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집안일에 치중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흔히 3대 이모님이라 하면 기본 의식주 생활에서 발생하는 집안일의 대부분을 도와주는 식기세척기·건조기·로봇청소기가 그 주인공으로 꼽힌다.

기자는 그동안 3대 이모님으로 불리는 가전 가운데 유일하게 건조기 하나만을 사용해봤다. 하루 종일 비가 와서 날씨가 꿉꿉해도, 햇볕이 들지 않아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아도 건조기 하나면 걱정 없다. 날씨가 어떻든 1년 365일 뽀송한 빨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건조기의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기다리는 시간도 대폭 단축된다. 자연 건조할 경우 12시간 이상 소요되는 빨래가 1~2시간이면 뚝딱 해결된다.

이 때문에 실제로 신혼부부 사이에서도 '인생은 태어나서, 결혼하고 나서, 그리고 3대 이모님을 모셔온 이후로 세 번 바뀐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 제품이 가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소비성향에 따라 가전 시장 트렌드가 변화하는 것은 물론 집안일 부담을 덜어주는 가전제품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1∼2월 예비부부를 위한 회원 서비스 '더클럽웨딩' 고객의 혼수 가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TV가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이어 건조기, 식기세척기, 냉장고, 로봇청소기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3%, 75.9%, 69.1%로 크게 증가한 반면 냉장고(8.3%)와 세탁기(7.1%) 등은 한 자릿수 신장에 그쳤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목동점 가전 매장에서 예비 부부 고객들이 혼수 상품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제공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목동점 가전 매장에서 예비 부부 고객들이 혼수 상품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2018년 1∼2월 혼수 가전 순위가 1위 TV, 2위 냉장고, 3위 세탁기, 4위 에어컨, 5위 건조기 등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5년 사이에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가 '혼수템'으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웨딩 클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작년부터 지난 2월까지 혼수 가전제품 순위는 TV, 냉장고, 세탁기·건조기 세트, 청소기 순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최근에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이 빌트인으로 설치된 가정들이 많아졌고, 과거 3대 가전으로 불렸던 제품들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3대 이모님으로 불리는 가전제품 모두가 출시 초기부터 꾸준히 열렬한 반응을 얻어온 것은 아니다. 한때 성능이나 효용성의 문제로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편의성을 대폭 강화하고 깐깐한 성능 테스트를 거친 신제품이 지속 출시되는 것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이들 제품이 대세로 떠오르게 된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가사에 대한 노동의 강도나 피로를 줄여준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며 "이로 인해 결혼을 할 때도 필수제품에 추가적으로 식세기, 건조기, 로봇청소기를 구매해 집안일은 똑똑한 가전에 맡기고 그 시간을 취미활동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대가 바뀌는 동안 제품 성능도 발전하다보니 함께 발생하게 된 현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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