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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실적 축제날 KT 대표 재경선 '날벼락'···돌고 돌아 구현모?

IT 통신

실적 축제날 KT 대표 재경선 '날벼락'···돌고 돌아 구현모?

등록 2023.02.10 14:15

임재덕

  기자

작년 연간실적 9일 발표···1998년 상장 후 최대 매출KT 이사회 돌연 "구 대표 연임 재검토···투명하게 재선정"윤석열 대통령 "스튜어드십" 발언에 부담 느낀 듯전문가들은 구 대표 재선임 점쳐, 변수는 정권 입김

역대급 실적 발표도 무색해졌다. 199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가장 많은 매출을 냈다는 발표가 있던 날, KT 이사회는 돌연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주주와 애널리스트들을 만나 소통하려던 구 대표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KT 이사회는 그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깜깜이 경선' 비판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까지 지원사격에 나서자 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 후보 선정, 원점으로=KT는 10일 공식 홈페이지에 대표이사 모집 공고를 올렸다. 전날 이사회가 공개 경쟁 방식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재추진한다고 공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신속하게 진행됐다.

실적 축제날 KT 대표 재경선 '날벼락'···돌고 돌아  구현모? 기사의 사진

대표이사 후보로 지원하려면 경영·경제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경력, 그리고 기업을 경영해 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최고 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 등도 요구된다. 정관 등에 따라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날부터 오는 20일 13시까지 홈페이지 또는 종로구에 위치한 KT 광화문 이스트 빌딩을 방문해 소정 양식의 지원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지원자 모집이 끝나면,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업계 전문가들로 인선자문단을 구성, 후보자 검증 및 압축 작업을 진행한다. 여기서 선정된 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와 면접을 본다. 그럼 이사회는 이들 중 1인을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한다. 이는 다음달 7일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이번 대표이사 후보 경선은 '완전 공개경쟁'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떤 후보자가 지원했고, 어떤 기준으로 선출하는지 모두 공개한다. 특히 KT 사내이사진은 대표이사 후보 심사 과정에 참석하지 않는다. 경선 재추진 배경에 '깜깜이 경선' 논란이 있어서다. 앞서 지난해 12월 진행된 대표이사 후보자 선정 때 지원자 정보나 일련의 과정을 알리지 않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조차 "셀프 후보 선출"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윤 대통령이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스튜어드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국민연금에 힘을 실었고, KT 이사회는 '조금의 의혹이라도 털어내자'는 판단에 재경선을 추진하게 됐다. KT 이사회는 "현재까지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도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운영했다"면서도 "다만 이번 이사회의 결정으로 공개경쟁 방식을 적용, 투명성·공정성·객관성을 보다 강화했다"고 말했다.

실적 축제날 KT 대표 재경선 '날벼락'···돌고 돌아  구현모? 기사의 사진

새 경선에는 구 대표도 참가한다. 구 대표는 ▲김기열 전 KTF 부사장 ▲김성태 전 의원(윤석열 캠프 IT 특보) ▲이경수 전 KT네트웍스 네트워크엔지니어링 부문장 ▲임헌문 전 KT매스총괄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 부문 사장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고진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장 등과 KT 대표이사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결국엔 구현모"=경영 전문가들은 결국 구 대표가 재선임 될 것으로 본다. 전문경영인으로서 탁월한 능력을 증명, 이사회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이유다. 실제 구 대표 임기 때 KT는 고속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5조6500억원, 영업이익 1조6901억원을 써내, 1998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래 최대실적도 경신했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KT 이사회는 구 대표를 신임하나, 안 좋은 외부 여건에 따른 부담으로 다시 한번 절차를 가져가 보자 이런 판단이 있던 걸로 보인다"면서도 "국민연금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일종의 제스쳐"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메인 주주들과 협상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구 대표가) 다시 오를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정도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국민연금이 정말 불투명한 절차를 문제 삼은 것이라면, 구 회장이 재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동의했다.

물론 변수도 있다. 국민연금의 비판이 '구 대표 연임을 바라지 않는다'는 현 정권의 시그널일 경우다. 정 교수는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절차가 문제인 건지, 사람이 문제인 건지 국민연금의 정확한 의도를 알 수가 없다"면서 "(구 대표의) 재선임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외부의 시각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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