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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자율주행이 던진 미래이동의 고민

전문가 칼럼 권용주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자율주행이 던진 미래이동의 고민

등록 2023.01.30 11:13

수정 2023.01.30 11:20

자율주행이 던진 미래이동의 고민 기사의 사진

CES2023의 트렌드를 한 마디로 정의하라면 '자율주행의 실현'이다. 2000년대 초반 교통약자 이동의 사회적 명분으로 출발한 자율주행은 2020년을 지나 '교통사고 제로(0)'까지 확대됐고 지금은 운전자 비용 감소라는 실질적인 사업 목표로 접근하고 있어서다. 그만큼 도달하려는 욕망과 목표가 뚜렷해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자율주행은 여전히 긍정과 부정의 혼돈 속에 존재한다. 상용화 목표에 도달하려면 아직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정작 자율주행을 활용한 수익 사업을 떠올리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운전자가 없다는 점에서 이동이 필요한 사람을 운전자 없이 이동시켜주거나 물건을 배송해주는데 이때는 이동의 기능적 효율이 크게 올라 제조물의 대량 판매는 주춤하기 마련이다. 지금이야 이동이 필요한 사람 또는 물건을 하나의 이동 수단이 이동시키지만 자율주행은 이동의 시간 또는 운전 조건의 제약 자체가 사라져 한 대로 여러 이동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자율주행 시대가 오지 않는 것도 아니다. 물건을 제조하지 않는 IT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 또한 판로가 필요하기 마련이고 이때 주목하는 산업이 모빌리티 부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소프트웨어의 일회성 판매에 머물지 않는다. 끊임없는 개선으로 사용료를 받으려 한다. 요즘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자동차, 흔히 'SDV(Software Defined Vehicle)'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배경이다. 무선통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이동 수단에 내장된 대부분의 편의기능 활성 여부가 결정되고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정보도 바꿀 수 있다. 심지어 효율과 성능도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 가격에 따라 지능이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심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간 자동차 가격을 결정짓던 하드웨어가 여럿 장착돼도 결국 기능의 확장성은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으니 말이다. 그만큼 IT 기업들에게 자율주행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절대 과제인 셈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돈을 쏟아 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민 끝에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자율주행 합작사 아르고AI(Argo AI)를 청산하기로 했다. 한 때 자율주행의 총아로 승승장구했지만 지금까지 3조원의 자금이 들어갔음에도 결과가 신통치 않다. 포드는 아르고가 매진해 왔던 레벨4 대신 오히려 레벨3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 판단했고 폭스바겐그룹 또한 아르고 청산에 동의했다. 관련해 헤르베르트 디스 전 CEO는 현역 시절 폭스바겐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부정적인 언급을 하기도 했다. 2026년까지 자율주행에 25조원을 투자하지만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긴 인물로 유명하다. 이외 GM 또한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의 손실액이 매년 20억달러(약 2조7724억원)에 달하자 적지 않은 고심에 빠졌다.

그럼에도 자율주행에 기대감은 늘 충만하다. 상용화에 들어설 경우 막대한 이익이 확보될 수 있어서다. 인간에게 지급됐던 시간 및 노동 비용이 고스란히 이익으로 돌아오는 탓이다. 그리고 수익은 초기 선점 기업일수록 많이 차지할 가능성이 월등히 높아진다. 그러니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기업도 적지 않다. 결국 이들의 차이는 한 마디로 자신들의 미래 예측에 달린 셈이다.

당장 수익이 어려워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이미 진행형이다.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 또한 자율주행을 국가의 미래기술 아젠다로 삼고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다. 일본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은 연평균 41.0%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 1,549억달러(약 197조328억원), 2035년 1조1,204억달러(약 1,425조원)가 예상된다. 표면만 보면 장밋빛 전망이지만 당장 돈이 되지 않는 것도 걱정이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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