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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롯데카드 인수후보군 대거 이탈···'3조원' 높은 매각가 영향

금융 카드

롯데카드 인수후보군 대거 이탈···'3조원' 높은 매각가 영향

등록 2022.09.09 06:00

이수정

  기자

7일 롯데카드 예비입찰, 본격 인수 레이스 시작3년전 고배 마신 하나금융그룹 입찰 의사 밝혀반면 우리금융·KT·토스 등은 인수 불참으로 가닥업계 "업황 안좋은데 높은 매수가···흥행실패 요인"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롯데카드 인수전이 시작됐지만 예비 인수 후보군들이 대부분 참여하지 않으면서 흥행에 실패한 분위기다. 신용카드업에 대한 시장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높은 매각가(3조원)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IB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59.83%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7일 시작됐다. 예비입찰에는 3년 전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한 바 있는 하나금융그룹이 참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KT(BC카드 대주주)와 토스 등은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MBK파트너스는 투자목적 자회사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를 통해 지난 2019년 롯데카드 지분 59.83%를 1조3810억원에 사들였다. 나머지는 우리은행 20%, 롯데쇼핑 20%, 고(故)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0.17%씩 보유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지금의 조좌진 대표이사를 만나 신규 브랜드 출시와 디지털 플랫폼 구축으로 몸값을 꾸준히 높여왔다. 인수 당시 롯데카드 순이익은 694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2224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는 17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업계 4위인 현대카드(1557억원)을 따돌렸다. 매각가 산정 기준이 되는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2조438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1월에는 디지털 콘텐츠 회사로 발돋움 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롯데카드는 '롯데카드, 카드를 버리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디지털 플랫폼인 '디지로카'를 공개했다. 공격적인 외연 확장으로 신규 가입자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협회 등록 9개 카드사의 신규 개인 신용카드 회원수'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2월 신규 회원 9만4000명을 유치했다.

롯데카드 인수 요인은 점유율에서도 부문에서도 찾을 수 있다. 금감원이 밝힌 롯데카드 M/S(Market Share)는 전체 5위(10.3%)로 상위권 카드사가 인수할 경우 단박에 업계 1위로, 하위권 카드사가 매수시 최소 업계 3위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국내에 얼마 없는 신용카드사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점이다. 이에 신용카드업 영위를 원하는 토스 등 빅테크 금융사들이 이번 인수전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에서 분리 된 후에도 롯데그룹 유통사와 연결고리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인수전에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하나금융그룹을 포함한 3개 업체로 알려졌다. 유력한 인수 후보군이었던 KT, 빅테크사 등은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해 우선 인수 자격이 주어지는 우리금융은 입찰 레이스 시작 전부터 불참 의사를 밝혔다.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앞서 신용카드업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기존 카드사 인수가 아닌 직접 라이선스 취득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은 흥행 실패의 원인이 '비싼 가격'에 있다고 본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가를 3조원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카드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자연스레 신용카드사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만약 하나금융그룹이 롯데카드를 손에 쥐고 하나카드와 합병을 진행할 경우 단순 합계 시장점유율은 17.9%가 된다. 신한카드(21.2%), 삼성카드(18.0%)에 이어 업계 M/S 3위로 올라서는 셈이다. 다만 이는 단순 합계로 높은 매각가를 고려할 때 양사 시너지가 긍정적이라고 확신할 순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전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3조원이라는 매각가가 너무 높다는 평이 지배적이다"라며 "지금부터 조금이라도 더 높게 가격을 받으려는 쪽과 저렴하게 인수하려는 쪽의 눈치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전은 최종 입찰 대상이 선정될 때까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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