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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 ㈜한화 주식 매입 8개월째 중단···계열사 교통정리 먼저?

한화에너지, ㈜한화 주식 매입 8개월째 중단···계열사 교통정리 먼저?

등록 2022.06.21 17:30

이세정

  기자

한화에너지, 작년 10월까지 1160억어치 매입에이치솔루션 역흡수합병, 3세 지분 전량 보유실질지주사 ㈜한화 위 지배구조 최상단 안착 예상 주가하락에 자금부담 완화 불구 추매 움직임 없어지배구조 단순화 집중···'한화건설 합병설' 같은 맥락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그룹이 계열사 교통정리에 주력하고 있다. 당초 오너3세 개인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이 100% 자회사 한화에너지로 역흡수합병되면서, 한화에너지를 그룹 최상단에 올리기 위한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그룹은 우선 하위 계열사간 얽혀있는 지분을 정리하고, 사업구조를 재편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21일 재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실질 지주사인 ㈜한화와 또다른 지주사인 한화에너지가 존재한다. 지금의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10월 모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을 흡수합병하면서 새로 출범한 회사로, 기존 에이치솔루션의 입지와 역할을 그대로 이관받았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지분 전량을 보유해 왔다. 특히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 한화시스템 등 계열사 지분을 들고 있어 그룹 내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한화에너지가 주목 받은 이유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는 흡수합병이 결정된 그해 8월부터 ㈜한화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늘려나갔다. 합병 이전에는 약 250억원 가량의 주식을 매입했고, 합병이 완료된 뒤에도 추가로 906억원어치를 확보했다. 3개월새 투입된 매입 자금만 1160억원에 달하고,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 9.70%(보통주 기준)가 됐다. 김승연 회장(22.65%)에 이어 2대주주 지위다.

당시 재계 안팎에서는 한화에너지의 공격적인 행보를 놓고 일관된 해석을 내놨다. 한화에너지를 지배구조 꼭대기에 올리고, 3세들이 그룹 전반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것이다. 3세 경영을 위해선 복잡한 계열사간 지분 관계를 해소하고, 완전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를 합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비상장사 가치를 책정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그룹은 '정공법'을 택했다.

한화에너지가 견고한 입지를 쌓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지분 매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빗나갔다. 지난해 한화에너지의 ㈜한화 평균 매입단가는 3만4000원대다. 주가는 작년 말부터 계속해서 빠졌고, 전날 종가는 평단가 대비 20% 저렴한 2만6700원으로 마감했다. 한화에너지의 지난 1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별도기준 1680억원으로, 추가 매입에 따른 자금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한화에너지는 약 8개월째 ㈜한화 주식 사들이기를 중단했다. 대신 지배구조 단순화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지난해 2월 김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3세로의 승계 작업은 탄력이 붙었다. 장남 김 사장은 제조부문을 비롯한 그룹사 전체를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남 김 부사장은 금융계열사를, 삼남 김 상무는 레저사업을 물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큰 틀에서 계열사 재편에 나선 것이다. 존립 이유를 상실한 회사는 소멸하거나 청산됐고, 장기적인 전략에 따라 주식과 사업 양도 등도 이뤄졌다.

최근 들어서는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기존의 방산부문과 기계부문, 글로벌부문에 더해 건설부문이 추가되는 식이 거론된다. 두 회사간 합병이 이뤄지면 ㈜한화는 한화건설이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에도 힘이 닿게 된다. 즉, ㈜한화가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에 더해 한화건설이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까지 총 43%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중간금융지주사를 도입할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다만 김 회장이 3형제로의 경영권 이양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주식 매입은 여러가지 승계법 중 하나에 불과한 만큼, 무리해서 ㈜한화 지분율을 높일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신사업 방향에 맞춰 주요 계열사간 합병과 통합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시스템과 한화솔루션 지분의 향방은 아직 물음표가 붙어있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대 주주이고, 한화임팩트도 한화솔루션을 2대주주로 두고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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