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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엠에스, 12거래일 만에 2배 폭등···'장대양봉'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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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엠에스, 12거래일 만에 2배 폭등···'장대양봉' 언제까지?

등록 2022.05.30 17:08

박경보

  기자

원숭이두창 백신 개발 기대감 확산···관련 공시 없어본업은 진단제품 판매···코로나19 팬데믹에도 '적자'전염 우려 낮은 원숭이두창···백신·치료제 이미 존재전문가 "테마주 호재 현실성 여부, 스스로 판단해야"

녹십자엠에스, 12거래일 만에 2배 폭등···'장대양봉' 언제까지? 기사의 사진

코스닥 상장사 녹십자엠에스가 이달 들어 2배나 폭등했지만 '고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숭이두창' 테마주로 분류된 녹십자엠에스는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오랜만에 장대양봉을 세웠다, 하지만 회사의 실적이 허약한 데다 원숭이두창 백신‧치료제도 이미 나와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녹십자엠에스는 이날 투자유의종목에 지정됐다. 지난 27일 전 상한가(1만2400원)로 마감한 녹십자엠에스는 최근 12거래일 간 100.6%나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녹십자엠에스가 1만원을 돌파한 건 지난해 9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이날 이 회사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42% 내린 1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녹십자엠에스는 최근 '원숭이두창'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급격히 치솟았다. 과거 약독화 두창 백신 개발 연구 이력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문제는 녹십자엠에스의 주가가 명확한 근거 없이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주가가 두 배나 오르는 동안 회사 측은 원숭이두창과 관련된 판매계약이나 연구개발 관련 공시를 전혀 내지 않았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이날(30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2% 하락한 1만2100원에 마감했다.

녹십자엠에스의 본업은 진단시약 사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분자진단 등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관련된 다양한 진단시약 제품을 판매해왔다. 올해 1분기 진단시약의 매출 비중은 71.7%%에 달한다. 이 밖에 혈액투석액과 당뇨 관련 의료기기도 녹십자엠에스의 주요 제품이다.

하지만 녹십자엠에스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적자를 기록했다. 녹십자엠에스의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 1017억원, 영업손실 202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0.32% 쪼그라들었고, 42억원이었던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은 일부 장기 미회수채권과 장기보유재고에 대한 충당금 설정 때문이다. 하지만 주력인 진단제품의 매출액 자체가 전년(198억원) 대비 34.8% 감소한 129억원에 머물렀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각각 59억원,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녹십자엠에스는 좀처럼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앞세워 반짝 영업이익(42억원)을 낸뒤 지난해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다시 3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여전히 녹십자엠에스의 영업능력엔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달리 원숭이두창 관련 백신과 치료제는 이미 개발돼 있다. 지난 2019년 덴마크의 바바리안 노르딕이 개발한 천연두 백신(임바넥스)은 원숭이두창에도 85% 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원숭이두창이 확산되고 있는 영국에서 이미 밀접접촉자 등에게 임바넥스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특히 미국(1억명 분)과 우리나라(3500만명 분) 등 각국 정부는 천연두 백신 물량을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엠에스가 새로운 백신을 내놓더라도 수요가 기대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특히 원숭이두창의 '팬데믹' 가능성도 낮게 점쳐지고 있다. 비말로 감염되는 코로나19와 달리 체액이나 환부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접촉으로 감염되는 원숭이두창에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증권가 역시 녹십자엠에스를 비롯한 원숭이두창 테마주의 수혜 가능성을 낮게 내다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진단키트주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진단업체 중 코로나19 진단키트 비중이 높고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진행되지 않은 기업은 엔데믹 상황에서 매출 절벽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숭이 두창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대두되고 있지만 폭발적인 수요가 창출될지에 대해선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테마주의 호재거리가 현실성이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고 투자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며 "불공정거래 여부를 사전에 판단하긴 어려워 주가조작 적발 시 강력한 사후 처벌을 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특정종목의 주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단기간에 급등할 경우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도록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기준에 해당되지 않거나 이미 언론보도가 나와 특별히 소명할 부분이 없는 경우엔 예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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