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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현정부 겨냥···전직 임원 정치발언에 거리 두는 금융권

금융 은행

현정부 겨냥···전직 임원 정치발언에 거리 두는 금융권

등록 2022.02.21 17:27

수정 2022.02.21 18:49

차재서

  기자

우리·KB·NH 등 전직 임원 野후보 지지 선언발언은 자유지만 '금융사 이미지'에는 부정적"개인의 정치적 판단···회사와 무관" 선 그어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정부에서 금융시장이 망가졌다?"

현 정부를 겨냥한 전·현직 금융인의 날선 발언에 일부 금융인이 편치 않은 시선으로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본의 아니게 전직 그룹·은행 CEO가 전면에 나서면서 금융회사를 대변한 것처럼 들리는 데다, 마치 회사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어느 한쪽 정당의 편을 든 것처럼 비춰지는 탓이다.

지난 20일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김주하 전 NH농협은행장 등 전직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 등 금융인 110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현 정부의 정책과 감독 실패로 금융시장이 망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금융감독 실패로 라임·옵티머스 등 펀드의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고 디지털 금융이 활성화되는 가운데도 무정책·무대응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이 눈에 띄는 것은 공교롭게도 전면에 나선 인물이 과거 우리금융에 몸담아서다. 황영기 전 회장과 이종휘 전 행장이 그 주인공이다.

먼저 삼성그룹의 금융 CEO 출신인 황영기 전 회장은 삼성투자신탁운용과 삼성증권 사장을 역임한 이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옛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맡아봤다. 또 이종휘 전 행장 역시 2008년부터 3년간 우리은행을 이끌었다. 이들의 모임에서 유독 우리금융의 이름이 부각되는 이유다. 특히 황 전 회장의 경우 연초 우리금융 창립기념식에서 역대 회장단을 대표해 완전 민영화 달성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해당 인물 모두 현직 경영인이 아닌 만큼 회사의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공성을 띠는 금융회사로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회사 측은 일축했다.

사실 조금만 들여다보면 전·현직 금융인의 주장을 우리금융과 엮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선이다. 이 회사가 지난 몇 년 사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순항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실제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021년엔 내부등급법 전면 도입과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9.33%) 매각에 따른 완전 민영화 달성이란 호재를 동시에 맞은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엔 연결기준으로 2조58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99% 늘어난 것은 물론, 지주사 출범 이후 가장 우수한 성적표다. 즉, 주요 금융그룹 중 이번 정부 들어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 곳이 바로 우리금융인 셈이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황 전 회장 등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어디까지나 정치적 입장을 내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전직 금융회사 CEO 타이틀을 걸고 나온 이상 필요 이상의 발언이 회사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성을 지닌 금융사에 정치적 색깔을 입힘으로써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금융 뿐 아니라 함께 거론된 국민은행이나 농협은행에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황 전 회장은 2007년 한나라당 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의 지지 선언에 대한 순수성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전·현직 금융인의 특정 후보 지원사격은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회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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