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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 경영권 ‘운명의 날’···소액주주 표심 어디로?

헬릭스미스 경영권 ‘운명의 날’···소액주주 표심 어디로?

등록 2021.07.13 14:08

박경보

  기자

김선영 측 7.26% vs 비대위 37.06%···엔젠시스 임상 결과가 쟁점사측, 김선영 대표 지지 호소 “신규 경영진 후보, 신약 전문성 결여”비대위 “주주이익 창출 최우선···회사 이끌만한 경력 충분한 인물”비대위보다 우호지분 밀린 김 대표, 주총 결과 따라 소송전 나설 듯

헬릭스미스 경영권 ‘운명의 날’···소액주주 표심 어디로? 기사의 사진

헬릭스미스의 경영권 향방을 결정할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측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지는 가운데 김선영 대표가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헬릭스미스는 14일 오전 9시 서울 마곡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비대위는 김선영 대표를 비롯한 이사진의 해임을 위해 이번 임시주총을 소집했다.

현재 비대위는 전체 발행주식의 37.06%(1270만436주)에 달하는 위임장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임시주총에 상정된 모든 안건이 통과되면 김선영·유승신 대표를 포함한 이사진 6명이 해임되고 새로운 이사진 7명이 선임된다.

비대위가 김 대표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선 건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주가 급락 때문이다. 믿었던 ‘엔젠시스’의 임상이 지연되고 대규모 유상증자, 고위험 사모펀드 투자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김 대표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국내 1호 바이오벤처 기업이자 국내 1호 기술특례 상장 기업인 헬릭스미스는 지난 2019년 3월 13일 31만2200원을 찍는 등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증권가도 헬릭스미스의 미래를 높게 평가하며 32만원에 달하는 목표주가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헬릭스미스의 주가는 투자자들과 시장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지난 12일 헬릭스미스의 종가는 3만2450원으로, 2년 전 고점 대비 80% 넘게 폭락한 상황이다. 엔젠시스의 미국 식품의약처(FDA) 임상 3-1상 당시 결론 도출에 이르지 못한 게 결정적 배경이다.

비대위 측은 “헬릭스미스의 현 경영진은 김선영 대표의 제자와 친구들로 구성돼 누구도 김 대표를 견제할 수 없다”며 “신규 경영진은 준법과 투명 경영 및 주주와의 소통, 주주 이익 창출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고 효율적이고 투명한 재무관리와 회계, 구조조정, 새로운 먹거리 창출, 투자유치 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임시주총의 핵심 쟁점은 현재의 경영진이 ‘엔젠시스’의 글로벌 임상을 성공시킬 수 있느냐다. 헬릭스미스는 임시주총을 앞두고 연일 임상 진행상황을 전달하며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를 호소해 왔다. 현 경영진은 엔젠시스의 초기 개발부터 참여해 왔지만 비대위 측이 내세운 신규 이사진은 바이오 업계 경력 및 전문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헬릭스미스 측은 “일부 소수주주들이 올린 이사 후보자들은 당사를 경영하기에 바이오 업계 전문성 및 경험이 부족하다”며 “사외이사 후보자들은 의안을 제안한 주주들의 법률대리인의 대학 동기 등 지인들로 구성된 것으로 판단돼 독립성 있는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9일에는 “엔젠시스의 DPN 미국 임상 3-2상에서 투약 시작을 기준으로 43명 등록에 도달했다”며 “임상이 가속화되면서 올해 내로 전체 환자의 등록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임상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면 엔젠시스의 ‘무용론’을 꺼내든 비대위는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측 자문변호사인 배진한 변호사는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바이오마린의 사례를 볼 때 유전자치료제가 효능 검사를 마치고도 승인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비대위 측이 내세운 신규 경영진은 헬릭스미스가 지적한 ‘전문성 결여’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신규 경영진 후보인 최동규 전 특허청장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역대 특허청장 가운데 변리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자신의 경력을 소개했다. 특허청장으로서 의약품 특허를 심사할 때 신약에 관련된 모든 제도를 익혔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김 대표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헬릭스미스 지분은 총 7.26%(1분기 보고서 기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37.06%의 지분을 확보한 비대위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막판 변수는 55%에 달하는 기타 소액주주들의 표심이지만, 이들도 현 경영진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비대위가 이번 임시주총에서 절반 이상의 표를 얻을 경우 김 대표의 불명예 퇴진이 불가피하다. 다만 헬릭스미스 측은 결과에 따라 임시주총 결의 무효 및 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주주들이 전자투표를 해주고 있는 만큼 표 대결에서 지는 가능성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정기주총 결과가 오후 6시를 넘겨 발표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임시주총 결과도 저녁 늦게서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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