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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없는 양재터미널 개발···허리 휘는 NS홈쇼핑

기약없는 양재터미널 개발···허리 휘는 NS홈쇼핑

등록 2021.02.04 17:31

수정 2021.02.05 08:15

정혜인

  기자

하림그룹·서울시 정면 충돌 5년 사업 지연 ‘안갯속’NS홈쇼핑, 하림산업에 6500억 투자 비용 더 늘듯계열사 투자 매진하느라 홈쇼핑 경쟁력 악화 우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하림그룹이 추진 중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이 그룹과 서울시의 정면 충돌까지 벌어지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업이 계속 늘어지면서 하림그룹의 주요 신사업에 돈을 대고 있는 NS홈쇼핑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과 서울시는 최근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을 두고 또 다시 이견을 보이며 대립하고 있다.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용지는 서초구 양재동 225 일대의 9만1082㎡ 규모의 부지로, NS홈쇼핑은 자회사 하림산업을 통해 2016년 5월 이 부지를 4525억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첫삽도 뜨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NS홈쇼핑과 서울시가 해당 용지 용적률과 건물 층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해당 용지가 ‘양재 테크시티’(Tech+City) 추진 지역으로 R&D 혁신 거점이기 때문에 서울시는 용적률을 최대 400%로 지정하자는 입장이다. 건물 높이도 50층 이하로 제한하려고 한다. 반면 하림그룹은 용적률을 800%로 올려 상업시설로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지정되도록 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건물도 70층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수년째 이어지던 하림그룹과 서울시의 갈등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봉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정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용지의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 사업이 포함됐고, 이사업에 대해 지난해 말 본격적으로 심의를 개시하고 올해 착공에 들어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를 넘긴 현재까지 하림그룹과 서울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서로 브리핑과 입장문을 쏟아내며 난타전까지 펼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은 지난 3일 브리핑을 열고 “해당 부지의 도시계획 기준이 명확함에도 하림은 국토교통부의 도시첨단 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선정됐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도시계획과 배치되는 초고층·초고밀 개발을 요구한다”며 “하림이 시의 정당한 공공행정을 고의 지연이라며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의 도시계획에 반하지 않는 방향에서 고밀도 개발을 지양하고 서울시가 추진 중인 R&D 시설 집적에 부응해달라는 요구다.

하림그룹은 같은날 입장문을 통해 ”양재 부지의 도첨단지 시범단지 선정은 서울시장의 신청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결정한 사항이며 국가계획인 물류시설개발 종합계획에 반영된 국가정책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국가정책사업이 서울시의 도시계획보다 우선한다는 주장이다. 하림은 서울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하고 있으며 하림 관련 주주 등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이번 사업이 감사원 감사까지 받게 될 경우 사업이 더 장기화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경우 NS홈쇼핑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NS홈쇼핑은 하림그룹의 ‘캐시카우’로 그간 그룹에서 추진해온 주요 신사업을 도맡아왔다. 신사업에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돼야 하는데 그만한 여력을 갖춘 계열사가 NS홈쇼핑뿐이기 때문이다. 물류단지 조성과 식품 제조업 같은, 유통사업과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신사업들을 NS홈쇼핑 산하의 자회사에서 추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양재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을 하는 하림식품의 경우에도 NS홈쇼핑이 현재까지 투입한 자금만 6559억원에 달한다. 개발 첫 삽도 뜨지 못한 사태에서 부지 공시지가가 올라 세금이 증가하면서 NS홈쇼핑은 지난해 2분기 연결기준 적자까지 기록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홈쇼핑업계가 대부분 수혜를 입었고 NS홈쇼핑 역시 별도 기준으로 긍정적인 실적을 냈으나 계열사 실적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양재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이 더 늘어지면 NS홈쇼핑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NS홈쇼핑은 하림산업 외에도 D2C(Direct to Consumer) 유통 전문 자회사 글라이드에 현재까지 110억원, 프랜차이즈업체 엔바이콘에도 210억원, 하림USA에도 265억원을 출자하는 등 계열사 신사업에 자금을 대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계열사 대부분이 적자를 보고 있어 NS홈쇼핑에 더욱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하림산업의 순손실은 238억원, 엔바이콘의 순손실은 26억원, 글라이드의 순손실은 19억원에 달한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NS홈쇼핑이 그룹 내 거의 유일한 흑자 기업으로, 벌어들이는 돈 대부분을 그룹 사업에 대고 있다”며 “TV홈쇼핑 시장이 점차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NS홈쇼핑의 본업 경쟁력이 약화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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