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철호 이어 유선주 국장까지⋯내부 갑질센터에 신고 접수김상조 “결재 버튼 하나라도 누르면 명령 불복종으로 징계”유선주, 법적대응 검토⋯“갑질 아니다, 근거 없는 업무배제”정치권도 시끌···野 “권한남용” vs 공정위 “권한 따른 결정”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공정위 내부 갑질신고센터에 유선주 심판관리관(국장)이 부하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다수의 신고내역이 접수됐다. 해당 국의 과장을 포함한 소속 직원 절반 이상이 최근 공정위 감사담당관실 내 갑질신고센터에 유 국장을 신고한 것이다.
10월 10일 이 사실을 접한 김 위원장은 유 국장을 따로 불렀다. 김 위원장은 유 국장에게 “이후 직무를 정지한다”며 “직무정지 명령에 따르지 않고 업무를 보거나 결재 버튼을 하나라도 누르면 명령 불복종으로 징계하겠다”고 말했다.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메시지였다. 유 국장이 어떤 갑질을 했는지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자 다음날 유 국장은 김 위원장에게 한통의 서류를 보냈다. 전날 김 위원장이 지시한 업무배제가 잘못됐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였다. 유 국장은 법무법인의 도움을 받아 김 위원장이 내린 결정은 법에 근거를 두지 않은 자의적인 판단인만큼 ‘무효’라는 입장을 내비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공정위는 유 국장의 업무배제는 ‘갑질근절 대책에 의한 기관장의 권한에 따른 조치’라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유정욱 공정위 감사담당관은 “7월 정부가 발표한 ‘갑질근절 종합대책’에 따라 기관장으로서 판단한 것”이라며 “대책에 의하면 기관장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 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 국장의 법무대리인은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 등을 할 때는 처분사유를 적은 설명서를 교부해야 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 명령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무배제’의 경우 국가공무원법 또는 시행령 등에 정해져 있는 징계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자의적인 처분은 그 자체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물론 자신은 갑질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유 국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의 공정위 국감에 증인으로 나섰다. 유 국장은“저는 기존의 관행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관행으로 유지되는 면담을 금지하는 개정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새로 면담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개정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유 국장은 “공정위 전원회의·소회의 의원 논의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표결결과를 회의록에 담고 녹음기록으로 남기는 지침 개선을 추진해왔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지난 4월 사무처장이 저를 불러 이곳은 준 사법기관이 아니다. 잘 못 알고 온 것 같다. 일 안하고 있던지 알아서 판단하라고 한 뒤, 업무를 하나하나 박탈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부서)직원들이 하극상을 하도록 방치를 했다. 정상화시켜 달라 요청을 했다. 하지만 사무처장은 갑질을 했다면서 직무정지를 내렸다. 김상조 위원장이 지시했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다수의 갑질 신고가 있었기에 사실 확인을 위해 제 권한과 책임에 따라서 일시적이고 잠정적으로 한 것”이라며“공공부문 갑질 근절 대책과 관련한 범정부 종합대책을 보면 피해자가 희망할 때 가능하다”고 답했다.
유 국장의 폭로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쟁점은 사건처리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의 발언내용과 표결결과를 회의록에 남기도록 하는 지침을 없애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앞서 재취업 문제로 불구속 기소된 지철호 부위원장을 업무배제 하면서 ‘월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지 부위원장은 검찰의 불구속 기소 이후 한 달가량 국회 보고 등 대외활동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주 열리는 공정위 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김 위원장과 지 부위원장 간 갈등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공정위 퇴직관료들의 재취업 의혹과 관련한 검찰 압수수색과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 대응을 두고 입장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지 부위원장은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공정위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속고발권 폐지에도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김 위원장과 대립을 했던 두 사람 모두 업무배제 조치를 당하면서 권한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부위원장에 대한 업무배제는 위원장의 권한이 아닌 임명권자인 대통령 권한이라는 이유에서다. 지 부위원장의 전원회의 참석을 배제한 것은 심의 권한 등 독립성을 침해한 조치란 견해도 있었다.
또한 유 국장에 대한 업무배제 조치는 무리한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직무정지 결정을 내린 것은 유례가 없을 만큼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조사 후 문제가 밝혀졌을 때 조치하면 좋을 텐데 (이번 직무정지 결정에) 근거가 있는지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갑론을박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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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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