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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이동걸, ‘한국GM·금호타이어’ 풀어내며 ‘해결사’ 우뚝

‘취임 1년’ 이동걸, ‘한국GM·금호타이어’ 풀어내며 ‘해결사’ 우뚝

등록 2018.09.10 18:15

차재서

  기자

이동걸 산은 회장, 11일 ‘취임 1주년’ 맞아 GM·금타·STX조선 현안에 다사다난한 한해 긴박함 속 원칙 고수하며 협상가 면모 뽐내 현대상선 정상화, 대우건설 매각 등에 촉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와 한국GM, STX조선에 이르는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 이슈를 풀어내며 성공적인 1년을 보냈다. 다사다난했지만 이 회장으로서는 그야말로 ‘해결사’ 이미지를 각인시킨 한 해였다. 다만 현대상선 정상화를 비롯한 각종 현안이 여전히 산적해 있어 남은 임기 2년 동안 그가 보여줄 경영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오는 11일자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공교롭게도 동명인 이동걸 전 회장의 후임이어서 더욱 화제를 모았던 그는 1년간 국책은행의 새 사령탑으로 몸담으며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이동걸 회장 취임 당시 산업은행을 둘러싼 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된 직후라 당장 이 회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쏟아졌고 대우건설 매각, STX조선해양 정상화 문제에 한국GM의 ‘철수설’까지 연이어 불거지면서 신임 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이 회장은 “국가경제와 대상기업에 최선이 되는 판단 기준과 엄정한 원칙을 갖고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취임 일성과 함께 본격적인 임기에 돌입했다. 금호타이어 매각과 같은 중대한 사안에서 원칙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미 ‘원칙주의자’로 잘 알려진 이 회장의 성향은 고비마다 고스란히 드러났다. 취임 20여일 만에 금호타이어의 자율협약을 이끌어낸 데 이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으로부터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경영에서 물러나고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게 첫 번째 성과다. 특히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앞서 금호타이어 매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던 터라 당시 업계에서는 새 회장의 협상력에 주목했다.

물론 위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초 대우건설 매각 실패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 구정 명절을 앞두고는 ‘한국GM’을 사이에 둔 GM(제너럴모터스)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자 이 회장과 산업은행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함께 진행되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과 STX조선 정상화 문제 역시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고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원칙’을 고수하며 실리를 챙기는 전략을 택했다.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추진되던 금호타이어와 자구안을 제출해야 했던 STX조선 모두 노사간 이견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제기됐으나 이 회장은 물러설 수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으며 노조 측을 압박했다. 그 결과 금호타이어는 자율협약 데드라인 직전에 노사 협상이 이뤄져 해외매각이 성사됐고 STX조선의 경우 시한을 넘기긴 했으나 극적인 타협으로 법정관리를 면할 수 있었다.

이 회장의 강경한 태도는 GM과의 협상에서도 계속됐다. ‘20대1 차등감자’와 ‘신규투자’, ‘장기경영’이라는 전제 하에 한국GM의 정상화를 요구하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쳤고 끝내 총 71억5000만달러(약 7조7000억원)를 공동 투입하는 합의점을 찾는 데 성공했다. 비록 최근 들어 한국GM의 R&D법인 설립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등장했지만 GM의 철수를 막고 ‘비토권’을 확보한 산은의 노력엔 호평이 앞선다.

이제는 남은 2년의 임기를 이 회장이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다. 현대상선의 정상화와 대우건설 매각 등 현안으로 인해 앞으로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그 중 현대상선 지원 문제는 이 회장이 당장 풀어야할 시급한 과제로 지목된다. 그간 정부와 채권단이 국내 해운업 회복을 목표로 현대상선 지원책을 논의해왔는데 이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현대상선에 2023년까지 5조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나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아 이 회장도 막판까지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우건설 매각도 이 회장이 짊어지고 가야할 숙제로 꼽힌다. 연초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모로코 등 국외 사업장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3000억원대 추가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이 회장은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향후 매각을 재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이래 줄곧 경영정상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산업은행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도 이 회장이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몇 차례의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에 압박을 받고 있지만 자금 조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일단 정부가 내년에 5000억원을 출자키로 하면서 숨통은 트였으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4%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바젤Ⅲ에 대응하려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 3월말 기준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34%였지만 이는 구조조정을 위해 자금을 투입한 기업 상황에 따라 낮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이동걸 회장은 앞선 간담회에서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은 넘겼지만 산업은행을 둘러싼 문제와 대한민국 경제의 모든 것을 해결했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한국GM의 경우)10년의 경영정상화는 우리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시간을 번 것에 불과하며 앞으로 산업정책적 차원, 전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 풀어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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