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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OB·野 저격수 총 출동한 ‘기재위’

[국회상임위 탐방]기재부 OB·野 저격수 총 출동한 ‘기재위’

등록 2018.07.19 15:28

임대현

  기자

보수정당 독점 관례 깨고 민주당 위원장 탄생각 당 경제통 주무대···정부 정책에 대한 견제단골손님 김동연··· 소득주도 성장 놓고 맹공與 보유세 올리기 vs 野 법인세 줄이기 대결

기재부 OB·野 저격수 총 출동한 ‘기재위’ 기사의 사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독특한 상임위원회다. 이제껏 보수정당이 위원장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 20대 국회 후반기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위원장을 차지했다. 이제부터 최초로 진보정당 위원장이 운영하는 기재위를 볼 수 있게 됐다.

기재위가 이제껏 보수정당의 몫이었다고 해서 진보정당이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니다. 기재위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이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국가 재정에 대해 긴밀히 관여하는 곳으로 정부 입장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상임위다.

기재위는 각 당 경제통 의원들의 주 무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후반기 기재위에서는 특히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 의원들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간사를 맡게 된 김정우 의원이 기재부 출신이다. 자유한국당에선 추경호, 김광림, 이종구 의원 등이 기재부 출신이다.

특히, 추경호 의원은 전반기 기재위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추경호 의원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보다 행정고시 선배이기도 하다. 항간에는 김 부총리가 가장 까다로워 하는 기재위원이 추경호 의원이라는 말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민주당 의원들은 기재부에 대한 공격성이 줄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지난해 말에 증세 논의가 불붙자, 한국당 의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기재부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대화가 통하는 당시 국민의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집중했다.

이 때문에 전반기에는 국민의당 소속이었던 김성식 의원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다. 김성식 의원은 대표적인 경제통 의원으로 지난해 정부 여당이 내세운 ‘핀셋증세’를 비판하고, 보편적 증세를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바른미래당 소속인 유승민 의원도 기재위를 다시 선택했는데, 그는 경제민주화를 강하게 주장하는 의원이다.

처음으로 진보정당 위원장이 탄생한 만큼, 위원장의 경제 기조도 중요해졌다. 정성호 위원장은 민주당 내에서 드문 친이재명계 의원이다. 변호사 출신 3선 의원이면서 최근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에서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경제 기조를 소득주의 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변화를 주었다. 이에 정 위원장도 혁신성장에 맞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정 위원장은 최근에 규제개혁과 관련해 입법을 활발히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타개할 핵심적인 법안인 서비스발언 법안, 규제혁신 법안들이 여야 간 이견 차이로 소위에서 그냥 묶인 상태”라며 “상생과 협치의 노력을 좁혀가서 입법이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김 부총리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규제개혁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고, 정 위원장도 이에 동의하는 모양새다. 당과 정부가 경제정책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만큼, 정 위원장은 이에 발맞춰 정무위를 운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회 하반기 기획재정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국회 하반기 기획재정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전반기 국회에 증세에 대한 문제가 가장 중요한 현안이었던 것처럼, 후반기 국회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후반기 국회에 기재위에서 활동하게 된 의원들의 성향도 중요해졌다.

기재위에 합류한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증세를 통한 복지에 찬성하고 있다. 간사를 맡게 된 김정우 의원의 경우 증세를 통한 복지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두관 의원은 최근 책을 출판하면서 우리나라의 양극화 문제를 꼬집었다.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병원 의원은 최근 소득주도 성장에 관한 토론회에서 소득주도 성장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회의적으로 보는 의원들이 많다. 간사를 맡고 있는 윤영석 의원은 수석대변인으로서 논평을 내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5선인 심재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고,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이 내세우는 무상복지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전반기 정무위에서 후반기 기재위로 옮겼는데, 평소 재벌기업들에 대한 날카로운 견제를 해왔던 만큼 기재위에서 어떤 활동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심상정 의원은 대선후보 때부터 증세를 통한 복지정책을 주장했다.

후반기에 민주당과 한국당이 법인세에 놓고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한국당은 법인세를 인하하는 법안을 연이어 제출하고 있다. 추경호 의원이 법인세율을 20%로 인하하는 법안을 냈고, 강효상 의원이 법인세율을 22%로 인하하는 법안을 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법인세를 인상했고, 민주당도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기재위는 소관기관으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속해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경제 컨트롤 타워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주 출석한다. 게다가 기준금리에 변동이 생기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재위로 불려 나와 해명하는 수순을 밟는다.

대부분의 상임위는 정부 부처 장관을 불러다가 ‘면박주기’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기재위에 자주 출석하는 김 부총리의 경우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많이 받지 않는 편이다. 애초에 인사청문회 때부터 비판이 없는 후보였고, 최근에는 정부 경제 기조에 ‘쓴소리’를 뱉으면서 야권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 기재위는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샅바싸움에 들어간다. 예산을 책정하는 몫은 예결위이지만, 예산에 필요한 세입에 대한 근거는 기재위에서 법안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재위에선 증세냐 감세냐를 놓고 여야가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경우 정부의 경제 기조에 맞춰 보유세 인상을 고심 중이다. 이미 박주민 의원이 보유세 인상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보유세를 손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보유세 인상을 반대하는 한편,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법인세를 인상한 것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었다. 한국당은 법인세 인하가 세계적인 추세이고,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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