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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장,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파장에 ‘사면초가’

이동걸 산업은행장,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파장에 ‘사면초가’

등록 2017.07.14 17:07

차재서

  기자

정치권 ‘지역민에 대한 갑질’로 규정 ‘국부유출’ 우려에 산업계 거센 반발韓·中 사이에 놓인 산업은행은 눈치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감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감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논란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산업은행을 향한 압박을 예고한데다 산업계에서도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산업은행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놓고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측과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외부에서는 산업은행을 향한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을 지역시민에 대한 ‘갑질’로 규정하는 등 발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전날 열린 ‘제50차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중국 업체에 꼭 팔아 넘겨야 할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산업은행을 저격한 것이다.

또 같은날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을 비롯한 임원 41명도 결의문을 통해 회사가 해외로 매각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한편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원 사퇴하겠다는 강경한 뜻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산업계 일각에서도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작업 중단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나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자동차 인수 사례와 같이 금호타이어 매각으로 국부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1월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뒤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과 금호타이어 직원 등의 반대로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오는 9월23일까지 협상이 완료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 매각은 무산된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국책은행인 만큼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부터 금호타이어 중국 매각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바 있어 산업은행이 정부와 상반된 태도를 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더욱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친박’ 인사로 지목된 이종걸 행장의 거취 문제도 급부상하고 있어 산업은행의 행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그렇다고 산업은행이 현 시점에 박삼구 회장의 뜻을 수용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가 중국 정부기관을 등에 업은 국유기업이라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더블스타는 이번 인수전에서도 중국 정부 기관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에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으로 중국 정부가 등을 돌리게 된다면 세계 각 지역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는 산업은행의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그간 산업은행은 중국 주도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국내 기업의 인프라 사업 참여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달엔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사업 중 하나인 ‘하이난성 하이커우 국제공항 확장 프로젝트’에 약 1억3000만달러를 투자키로 결정했고 AIIB 협조융자 사업인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 사업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주선 중이다.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더 이상의 추가 협상은 없을 것이며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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