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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패션업계···복종 가리지 않는 구조조정

위기의 패션업계···복종 가리지 않는 구조조정

등록 2016.06.12 09:01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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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캐주얼은 물론 스포츠·골프웨어 브랜드까지 철수성장 시장마저 진입회사 늘어나 경쟁 극심해

EXR 플래그십스토어. 사진=뉴스웨이DBEXR 플래그십스토어. 사진=뉴스웨이DB

패션업계의 불황이 장기화 하면서 구조조정이 본격화 하고 있다. 시장이 얼어붙은 아웃도어는 물론 최근 성장세가 뚜렷한 스포츠, 골프웨어까지 비효율 브랜드를 접고 사업을 축소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앤한이 전개하는 국내 스포츠 브랜드 EXR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해 이미 대리점 사업을 접은 EXR은 올해 백화점, 플래그십스토어 등 오프라인 직영 매장 철수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EXR은 한 때 스포츠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였으며 2011년 매출 1500억원을 넘기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점차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해 2014년에는 822억원까지 쪼그라들면서 명품 수입업체인 관계사 리앤한과 합병하기도 했다.

2014년 이탈리아 출신 패션 디자이너 겸 건축가인 레나토 몬타네르를 아트디렉터로 영입하고 지난해 말에는 서울 가로수길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여는 등 브랜드를 재기시키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대규모 리뉴얼 단행에도 시장 반응이 좋지 않고 최근 스포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아웃도어 업체들까지 가세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를 전개하는 F&F도 앞서 라이선스 골프웨어 브랜드 레노마 스포츠를 한성에프아이에 매각했다. 또 베네통과 시슬리 등 수입브랜드를 운영하던 베네통 그룹과의 합작회사 베네통 코리아의 지분도 전량 베네통 그룹에 넘겼다.

F&F는 대신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와 MLB, MLB 키즈 등 핵심사업에 보다 더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신성통상도 1990년 론칭한 캐주얼 브랜드 유니온베이의 라이센스 계약 종료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브랜드 철수에 들어간다. 유니온베이 대리점들은 SPA 브랜드 탑텐으로 전환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통상은 현재 탑텐과 남성복 SPA인 지오지아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탑텐의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한 만큼 생산량 감축 등 효율화 작업을 병행하는 중이다.

LS네트웍스도 2012년부터 전개해온 독일 아웃도어 브랜드 잭 울프스킨 사업을 최근 접었다. 아웃도어 시장이 포화에 달해 성장세가 꺾이면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재고 상품을 처분하고 유통망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LS네트웍스는 향후 일본 아웃도어 브랜드인 몽벨에 집중하기로 했다.

베이직하우스도 지난해 말부터 국내 적자 점포를 철수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베이직하우스는 경쟁 SPA 브랜드 성장에 대응해 리뉴얼을 시행했으나 실패로 돌아갔고 지난 2014년, 2015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베이직하우스는 올해까지 사업 정비를 지속해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패션업계의 저성장이 길어지면서 이탈 브랜드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아웃도어뿐만 아니라 최근 ‘애슬레저’ 열풍으로 인기가 높은 스포츠 브랜드, 골프인구 증가에 성장세가 높은 골프웨어 브랜드까지 시장에서 퇴출되는 점에 우려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불황에 들어섰을 뿐만 아니라 경쟁이 심해 생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스포츠, 골프웨어도 성장하는 추세지만 이에 편승해 신규 진입하는 브랜드가 늘어나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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