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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온: 끝의 시작’, 90분 동안 감당할 자신 있는가

[무비게이션] ‘주온: 끝의 시작’, 90분 동안 감당할 자신 있는가

등록 2014.07.01 16:25

김재범

  기자

 ‘주온: 끝의 시작’, 90분 동안 감당할 자신 있는가 기사의 사진

2003년 국내 극장가를 초토화 시킨 일본 공포영화 한 편이 있었다. ‘공포’의 개념을 넘어 ‘악몽 수준’이란 장르적 최고 찬사를 이끌어 낸 일본 호러영화의 걸작 ‘주온’이 그 주인공이었다. 당시 이 영화에서 등장한 이불 속 원혼으로 등장한 ‘가야코’의 섬뜩한 모습은 대중들에게 실제 ‘이불 공포증’을 선사할 정도로 충격 그 자체였다.

11년 지난 2014년 올해 여름, 또 다시 그 경악의 공포 영화가 극장가를 장악할 예정이다. 오는 10일 개봉 예정인 ‘주온’ 시리즈의 3번째 얘기 ‘주온: 끝의 시작’이다.

‘주온’을 기점으로 일본 호러의 강점이 전 세계 극장가를 장악하며 그 위세를 떨쳤다. 기괴한 분장의 원혼, 온 몸을 뒤튼 채 순간적으로 다가오는 공포스런 외모는 사실 꿈에서도 나타날까 끔찍스런 광경이다. 하지만 일본 호러의 괴기스러움과 공포가 더욱 위세를 떨친 점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상의 공간 속에서 이끌어 낸 공포의 자연스러움과 말초신경까지 긁어 내는듯한 존재하지 않는 기괴한 음향이 한 몫을 한다. ‘주온’은 이런 기준점에서 보자면 공포 호러 장르의 꼭지점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주온: 끝의 시작’, 90분 동안 감당할 자신 있는가 기사의 사진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원혼이 깃든 한 폐가를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그 실체를 벗겨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보조교사에서 정식 교사로 그리고 담임까지 맡게 된 유이는 새학기가 됐음에도 출석하지 않는 학생 ‘토시오’를 만나기 위해 가정 방문을 하게 된다. 하지만 토시오의 집은 19년 전 일가족 몰살사건이 발생한 뒤 동네 주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공포의 공간이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 집에 들어선 유이는 토시오의 엄마 ‘가야코’를 만나게 된 뒤 섬뜩한 기운을 느끼고, 그 이후부터 유이 주변에선 설명 불가능한 일들이 벌어진다.

‘주온:끝의 시작’은 ‘주온’ 시리즈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토시오’와 ‘가야코’를 다시 등장시키며 11년 전 시작된 ‘강한 한을 품은 원혼의 저주’인 ‘주온’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린다. 일가족 살인 사건 피해자, 엄청난 분노 상태에서 죽어간 희생자들의 원한 무차별적 저주가 전하는 오싹함은 ‘주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진짜’ 공포에 가장 맞닿아 있다.

 ‘주온: 끝의 시작’, 90분 동안 감당할 자신 있는가 기사의 사진

더욱이 ‘주온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토시오’와 ‘가야코’의 출연은 ‘주온’의 컴백을 알리는 데 더 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다. 두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 이불 속, 집안 계단, 화장실, 천장, 옷장, 이불장, 냉장고 등 일상과 가장 밀접한 공간을 빌어 각각의 캐릭터들을 죽음으로 이끈다. 여기에 고양이 울음소리를 연상케 하는 ‘토시오’ 특유의 “그아아아”하는 울음소리, ‘가야코’가 선보이는 피투성이 외모의 기괴한 관절꺾기는 ‘주온’의 대표 명장면으로 1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일상을 깊숙이 파고들어 공간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을 자극하는 ‘공간’에 대한 해석, 다락방 속 아이의 울음소리, 소름끼치는 기계음의 연속이 가져오는 ‘음향’, 시간을 뒤섞은 듯 독특한 구성으로 여러 인물의 사건과 관계를 교차시키며 퍼즐을 맞추듯 관객들을 이끄는 ‘시간’의 교차점. 이 세 가지는 ‘주온’만이 가질 수 있는 공포와 호러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마지막 순간 영화 속 스토리의 모든 미스터리가 풀리면서 등장하는 또 다른 공포의 순간은 ‘주온’이기에 가능하고 ‘주온’이라 소름끼치며, ‘주온’이라서 눈을 질끈 감게 만들 것이다.

 ‘주온: 끝의 시작’, 90분 동안 감당할 자신 있는가 기사의 사진

이 영화, 선뜻 관람을 추천하기가 힘들다. 그 이유는 ‘주온’이란 단어 하나에 충분히 들어 있다. 러닝타임은 90분이다. 감당할 자신 있는가.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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