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400만원대 고가 냉장고 ‘스메그’ 돌풍 이유가 있네

강남서 큰 인기···기능·크기보단 디자인 승부 먹혀

이탈리아 '스메그' 냉장고 사진=스메그 코리아 홈페이지

이탈리아산 복고풍 냉장고인 ‘스메그’가 최근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메그’는 지난 3월 국내에 입점해 정규매장이 아닌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팝업매장에서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의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마저도 예약을 하고 2개월 이상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주문량이 밀려있다고 알려졌다.

일명 ‘강남 냉장고’라 불리는 스메그는 1948년 이탈리아에 북부 구아스탈라에 설립된 주방기기 전문 브랜드의 냉장고로 영국 국기 유니언 잭 디자인으로 유명한 제품이다. 현재는 5개국에 지사를 두고 54개국에 판매·서비스 하고 있다.

스메그는 현 가전 트렌드와는 전혀 다른 제품이다. 생김새부터 냉장고라기보다는 가구에 가까운 느낌으로 크기도 작다.

디자인만 다양하고 모서리를 둥글게 해 기존 냉장고와 차별화를 뒀을 뿐 기능상으로는 국내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최신 냉장고에는 한참 뒤쳐진 가전제품이다.

하지만 강남에서는 다르다. 냉장고를 구매하러 온 소비자들의 첫마디가 바로 “예쁘다”이다.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디자인이 매력적이라는 게 이들의 평가다.

특히 주방에 이미 냉장고를 구비한 가정의 경우 거실이나 안방 등 작게 마련해 비치해 두는 두 번째 냉장고로 인기가 높다.

스메그는 최근 각종 방송프로그램과 공중파 CF 협찬을 통해 제품이 자연스레 노출되면서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 국내에는 홍대 및 청담동의 복고풍 카페에 전시돼 있기도 하다.

이탈리아에서 배로 물건이 들어오면 창고에 넣을 새도 없이 팔려나가고 이탈리아에서 수입하고 2달을 기다리기 싫어하는 구매자들은 70만원의 거액의 항공 배송료를 물기도 한다.

부족한 기능에도 가격이 최소 190만원에서 400만원에 달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국 가전업체가 얻을 교훈도 있다.

한 대학 교수는 “스메그는 단순히 제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독특하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가정의 인테리어 소품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용량 싸움에만 치중하는 한국 가전기업들이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 beauty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