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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우 "'사이코메트리' 엔딩 속 비밀은···"

[인터뷰] 김강우 "'사이코메트리' 엔딩 속 비밀은···"

등록 2013.03.15 15:19

수정 2013.04.02 14:43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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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강우 "'사이코메트리' 엔딩 속 비밀은···" 기사의 사진

배우 김강우를 보면 좀 특별함이 있다. 규정지을 수 없는 모호한 이미지 탓에 배우 자체보단 출연작 속 캐릭터로 많이 기억에 남는다. 데뷔작 ‘해안선’에서의 반항아 조일병, 마니아 드라마로 호평 받은 ‘나는 달린다’의 ‘신무철’, 영화 ‘마린보이’의 자유분방한 ‘천수’,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화제를 모은 ‘돈의 맛’ 주영작이 그였다면 조금은 놀라지 않을까. 최근 개봉한 영화 ‘사이코메트리’에선 더욱 김강우 스럽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와 그의 연기를 사랑하는 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영화 개봉 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강우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사이코메트리’ 속 그가 맡은 형사 양춘동은 가벼워도 너무 가벼운 인물이었다. ‘형사’란 타이틀을 제외하고서도 너무 김강우스럽지 않은 모습에 조금은 의아했다. 하지만 그런 김강우의 모습에 팬들은 영화 보는 맛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이름이 참 촌스럽지 않나. 처음 시나리오상의 양춘동은 40대의 아저씨였다”면서 “‘돈의 맛’ 촬영 당시 시나리오를 받고 ‘생동감’과 ‘능동적인’ 모습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고 출연 결정 이유를 전했다.

 김강우 "'사이코메트리' 엔딩 속 비밀은···" 기사의 사진

김강우의 말을 조금 더 솔직히 해석해 보면 오버스러움이 마음에 든다는 점이다. ‘돈의 맛’에서 보여 준 수동적이고 정적인 인물의 대비성에 끌렸을 수밖에 없었을 듯 했다. 그는 “맞다. 그 점도 출연 결정을 도운 포인트다”며 맞장구를 쳐줬다. 그렇기 때문일까. 영화 속에서 김강우는 표현의 절제를 해제시킨 듯해 보인다. 또래 연기자 가운데 실력파에 속하는 그가 선택한 스킬로는 좀 의외다. 자칫 ‘발연기’ 논란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는 “상대역인 김범은 신비로운 초능력자다. 사이코메트리 기본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신비감과 보이지 않는 것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선 방법은 양춘동의 리액션이 핵심이었다”며 캐릭터 설명을 덧붙였다. 평소 과도한 감정을 내비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그가 택한 하나의 작은 도전이었다.

 김강우 "'사이코메트리' 엔딩 속 비밀은···" 기사의 사진

그렇게 이번 작품에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냈단다. 몇 가지 장면이 그의 제안에 따라 추가됐고, 또 삭제되기도 했다. 카메라 동선도 현장에서 더욱 디테일해졌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마지막 엔딩 장면이었다. 해석에 따라선 시리즈물로의 기획도 가능한 시퀀스였다.

김강우는 “사실 상영 버전의 엔딩 시퀀스가 여러 개 있었다”면서 “감독님과 상의를 해봤다. 양춘동과 김범이 연기한 김준의 관계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 말이다”고 말했다. 그에 따라 여러 가지 버전이 촬영됐고, 최종적으로 상영 버전이 선택됐다. 마지막 엔딩 장면으로 인해 스릴러 장르는 독특한 한국영 히어로물의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게 됐다. 할리우드의 전유물인 히어로 장르 영화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도 있겠단 질문에 “감독님이나 나 역시 그 부분도 생각했던 부분이었다”면서 “우선 ‘사이코메트리’가 성공해야 가능하지 않겠나”며 웃는다.

 김강우 "'사이코메트리' 엔딩 속 비밀은···" 기사의 사진

15일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달리는 ‘사이코메트리’의 흥행 성적은 온전히 김강우의 열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흥행 배우는 아니었다. 운이 잘 따르지 않는 성적표에 마음이 무거웠을 법도 했다. 그래서일까. 이번 촬영 현장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김강우는 “‘돈의 맛’ 같은 경우 대 선배님들과 함께 작업하니 그냥 내 역할만 하면 됐다”면서 “하지만 이번 작품은 좀 달랐다. 우선 김범이 같은 학교 같은 과 직속 후배다. 그리고 내가 극 전체의 흐름을 이끌어 가야 했다.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며 한 숨을 내쉬었다.

그 한 숨은 의외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최근 여러 곳에서 공공의 적으로 낙인이 찍혀 배가 부를 정도로 욕을 먹고 있단다. 처제인 한혜진이 MC를 맡고 있는 ‘힐링캠프’ 출연 때문이다. 당시 출연 후 온라인에는 ‘세상 남편들 김강우 때문에 못살겠다’는 네티즌들의 볼멘 소리가 넘쳐났다.

김강우는 “그냥 집에선 평범한 남편이자 아빠일 뿐이다”면서 “요즘 밖에만 나가도 남자분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죽겠다”며 웃었다.

 김강우 "'사이코메트리' 엔딩 속 비밀은···" 기사의 사진

어느덧 데뷔 12년차에 접어든 김강우는 올해를 기점으로 ‘차갑고’ ‘어려운’ 자신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노력할 작정이란다. 첫 번째로 가슴 절절한 멜로 연기를 한 번 해보고 싶단 바람을 전한다. 상대역으로 처제 한혜진을 추천해 봤다.

그는 “가끔씩 처체와 그런 얘기를 한다. 물론 우리 둘 다 프로 배우다. 혈연관계는 문제가 안된다”면서도 “그런데 우리 둘을 멜로 작품에 캐스팅할 관계자가 있을까. 에이 그건 아닌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배우 김강우, 분명 쉽지 않은 배우다. 하지만 그 만큼 어렵지도 않은 배우다. 그렇기에 아직도 보여줄 연기의 스펙트럼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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