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전국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 필요"텍사스·조지아 등 주요 투자 지역 규제 강화 우려전력난·환경 훼손 우려에 지역사회 반발 확산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AI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산에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과 함께 추진한 AI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 법안을 언급하며 전국적인 건설 중단 조치를 촉구했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국적인 건설 유예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빅테크 기업의 억만장자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일자리를 없애며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전국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가 지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과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 법안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과 기존 시설 확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AI의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응할 연방 차원의 안전장치가 마련된 이후 사업을 재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기요금 상승과 환경 훼손을 방지하고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한편 AI 산업의 경제적 성과가 노동자들에게도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데이터센터 규제와 AI 개발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야스민 안사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중간선거 직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차기 민주당 의회의 최우선 과제로 첨단 AI 개발의 일시 중단과 관련 산업 규제, 초지능 AI 개발 금지를 제시했다. 이에 그레그 카사르 하원의원은 해당 주장에 동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카사르 의원은 민주당 진보 의원 모임인 의회진보코커스(CPC) 의장을 맡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세워 승리한 민주당 인사들도 규제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애니 앤드루스 민주당 후보는 승리 연설에서 "지역사회의 미래를 데이터센터 기업이나 워싱턴의 억만장자들이 아닌 주민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연방 상원에 복귀하게 된 셰러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도 승리 연설에서 "나는 데이터센터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텍사스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지나 이노호사 민주당 후보 역시 선거운동 기간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 유예를 공약했다. 그는 "주민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주내 모든 데이터센터 사업 승인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도 앞서 데이터센터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규제 움직임에 동참해왔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샌더스 의원과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추진하는 연방 차원의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 법안도 입법 추진력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상원 내 의결 정족수 확보도 변수여서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빅테크 업계도 정치권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거나 전력·용수 사용 및 지역사회 동의 요건이 강화될 경우 AI 인프라 확장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의 선거 승리로 데이터센터 개발에 대한 규제와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면서 미국 내 주요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텍사스와 조지아 등 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된 지역에서 관련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오픈AI는 중간선거 이후인 5일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국가 지역사회 협약(National Community Compact)'을 발표했다. 향후 자체 운영하는 AI 인프라의 전력 및 관련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고, 지역의 수자원과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을 공개하는 한편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데이터센터 건설을 전면 중단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AI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민주당의 AI 규제 논의는 데이터센터 건설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과 전력·환경 비용을 기업에 부담시키고 지역 주민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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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hsguy919@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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