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코리보 기반 신규대출 원칙적 중단산은·기은, 1조원 규모 KOFR 기업대출 출시이자율스왑·채권까지 KOFR 확대···코픽스 검증 강화
은행권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 체계가 개편된다. 금융당국이 내년 4월부터 코리보(KORIBOR)를 기준으로 하는 신규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기로 하면서 240조원 규모의 코리보 관련 금융거래도 대체금리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5일 민·관 합동으로 '지표금리 개편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금융위는 '지표금리 개편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및 금융권과 함께 실무 TF를 구성·운영하면서 일정대로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은행 간 단기자금거래에 적용되는 코리보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실제 금융거래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무위험지표금리인 KOFR의 활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코리보는 과거 국제 금융시장에서 활용되다가 금리 담합조작 사건을 계기로 산출이 중단된 리보(LIBOR)와 유사한 호가금리다. 실제 거래가 아닌 금융기관이 제시하는 금리를 토대로 산출된다는 점에서 신뢰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년 4월부터 코리보를 기준으로 하는 신규대출 취급을 원칙적으로 중단할 방침이다. 기존 대출 역시 만기 도래 등을 고려해 다른 지표금리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내년 초부터 금감원이 행정지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 코리보가 활용되는 규모는 상당하다. 전 금융권 전수조사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대출을 중심으로 코리보가 총 24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출이 239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99.5%를 차지했으며, 은행권 익스포저는 239조9000억원으로 99.7%에 달했다.
특히 만기가 1년 이하인 금융거래가 193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80.4%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규대출 취급이 중단되면 기존 거래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면서 코리보 사용 잔액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코리보를 대체할 지표금리로는 KOFR 활용이 확대된다. KOFR은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한국의 무위험지표금리다. 실제 거래를 토대로 산출되는 만큼 기존 호가 중심 금리보다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오는 26일 KOFR를 기준금리로 활용하는 기업대출 상품을 각각 5000억원씩 총 1조원 규모로 출시한다. 두 상품 모두 최근 30일간의 KOFR 평균금리를 기준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한다.
산업은행은 'NEXT KOREA KOFR 단기한도 특별자금'을 통해 대기업 계열사와 중견·중소기업에 운전자금을 공급한다. 대출기간은 최대 1년으로, 중소·중견기업에는 최대 0.65%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지방 소재 또는 지방 이전 기업에는 0.05%p의 추가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기업은행 역시 'KOFR 단기 유동성 지원자금대출'을 출시하고 긴급 운전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대출기간은 최대 1년이며, 지방 소재 기업에는 최대 0.3%p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이번 상품 출시는 그동안 파생상품과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활용되던 KOFR가 실제 은행 대출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OFR를 활용한 금융거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권 이자율스왑 거래에서 KOFR 기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2.1%를 기록하며 당초 목표치인 10%를 넘어섰다. 올해 3분기에는 해당 비중이 18.5%까지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적용되는 2차년도 목표비중을 25%로 높였다. 이후 매년 15%포인트씩 확대해 2030년 6월까지 KOFR 기반 이자율스왑 거래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은행권의 KOFR 기반 변동금리채권(FRN) 발행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1~9월 은행권이 발행한 KOFR 기반 변동금리채권은 약 20조5000억원으로 전체 변동금리채권 발행액의 32.3%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인 5조8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FRN 시장에서도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처럼 무위험지표금리가 준거금리로 활용될 수 있도록 KOFR 기반 FRN 발행목표를 신규 도입했다.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전체 FRN 발행액의 10% 이상을 KOFR 기반으로 발행하고, 매년 10%p씩 확대해 오는 2031년 6월까지 5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 산정에 활용되는 코픽스(COFIX)의 산출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코리보와 CD금리의 활용이 줄어들수록 코픽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6월 공시분부터 기존 산출 부서의 사전 검증에 더해 독립된 감사실의 검토와 승인 절차를 추가했다. 분기별 자체 점검에도 금융거래지표법상 중요지표에 적용되는 점검사항을 반영해 산출 과정의 신뢰성을 높였다.
올해 4분기에는 은행들이 코픽스 산출 기초자료의 정확성과 내부통제 적정성을 자체 점검하고, 금감원이 해당 결과를 다시 확인할 예정이다. 향후 금융시장 내 활용 비중 등을 고려해 코픽스를 금융거래지표법상 중요지표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당국은 2030년 말까지 CD금리의 중요지표 지정도 해제하는 등 기존 지표금리의 활용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KOFR 중심의 금리체계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외국인투자자가 KOFR 사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다음 달에는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 등 관계기관이 영국 런던과 홍콩에서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KOFR 활성화를 위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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