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갈등 파업·고공농성 장기화, 납기 변수양사 노조 공동 대응 예고, 생산 차질도 우려잠정합의안 부결 뒤 재교섭 난항, 파업도 강화
조선업이 호황을 맞았지만 조선소 생산 현장은 성과급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며 전 조합원 파업과 고공농성에 나선 데 이어 한화오션에서도 원·하청 노조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양사 노조가 공동 대응까지 예고하면서 임금·성과급 협상이 생산 차질과 선박 납기 지연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재교섭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당초 간부 중심으로 계획했던 파업을 전 조합원 참여로 확대해 19일부터 23일까지 하루 7시간씩 진행하고 있으며, 김동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파업 확대를 앞둔 지난 18일 울산 본사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예상한 연말 영업이익 4조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성과급 재원 요구액은 약 1조2000억원이다.
노조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지난달 잠정합의안에 이 기준이 담기지 않았다는 점이 있다. 노사는 6월 2일부터 교섭을 이어가 9월 30일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일시금 1100만원, 200% 지급 등을 담은 합의안을 마련했다.
회사는 조합원 1인당 평균 4056만원 상당의 지급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지만,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산식은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합의안은 이달 2일 투표에서 52.14%의 반대로 부결됐다.
잠정합의안 부결 뒤 교섭의 또 다른 걸림돌로 떠오른 것은 HD현대미포와의 통합에 따른 노동조건 조정이다. 지난해 12월 합병 후 처음으로 임금·복지제도를 맞추는 과정에서 미포 출신 조합원들은 기존보다 조건이 후퇴할 수 있다며 상향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성과급 배분에 더해 통합 이후 처우 문제까지 겹치면서 노사 간 접점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성과급 제도 개선을 둘러싼 갈등은 한화오션에서도 교섭 장기화와 크레인 농성으로 이어졌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900% 지급 등을 요구하지만, 회사는 기본급 13만8689원 인상과 일시금 750만원 등을 제시했다. 양측은 29차례 교섭과 세 차례 제시안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김유철 한화오션지회장은 지난 8일부터 거제사업장 크레인에서 농성 중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와 고공농성도 이어지고 있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는 고용·노동조건 승계와 차별 없는 성과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두 노조는 지난 15일 2차 교섭에서 36개 조항의 요구안을 설명했으며, 이날 3차 교섭을 앞두고 있다. 교섭이 진행 중이지만 하청노조의 농성은 계속되고 있다.
한화오션에서 원·하청 교섭과 농성이 동시에 이어지고 HD현대중공업에서도 파업과 고공농성이 계속되면서, 갈등은 개별 사업장을 넘어 양사 노조의 공동 대응으로 번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지부와 한화오션지회는 23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공농성에 나선 배경과 성과 배분 요구를 밝힐 예정이다. 양사 노조 관계자는 갈등이 장기화하면 공동파업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연대 움직임이 실제 투쟁으로 이어질지 가능성도 높아졌다.
노조의 공동 대응이 파업 확대로 이어질 경우 우려되는 것은 조선소 생산 일정의 차질이다. 조선업은 선체 블록을 제작해 크레인으로 도크에 옮기고, 이를 탑재한 뒤 의장 작업을 진행하는 구조여서 핵심 설비가 멈추면 후속 공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지난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시절 하청노조가 옥포조선소 도크를 약 51일간 점거했을 당시 회사는 매출 감소와 고정비, 지체보상금 등을 포함해 8165억원의 손실을 추산 한 바 있다.
당시 회사가 제시한 추산액인 만큼 현재 상황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생산 차질이 길어질 경우 납기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시장에서는 불황기에 감내한 희생을 호황기에 보상해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와 미래 투자·고정비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회사의 입장이 교섭을 통해 풀어야 할 최대 쟁점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 배분은 교섭으로 풀어야 할 문제지만, 핵심 설비 점거와 전 조합원 파업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생산과 안전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조선소는 공정이 촘촘히 연결돼 있어 한 설비의 가동 차질도 후속 작업과 납기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노조는 생산을 위협하는 방식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교섭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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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lsy2665@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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