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저PBR 낙인 피하자"···명단 공개 앞두고 공시 쏟아내는 상장사들

증권 투자전략 NW리포트

"저PBR 낙인 피하자"···명단 공개 앞두고 공시 쏟아내는 상장사들

등록 2026.10.20 15:09

김호겸

  기자

세제 혜택에 공시 집중···3분기 참여는 둔화22일까지 개선계획 제출하면 1년간 공표 유예배당·자사주 소각 의무 없어···실효성 과제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한국거래소의 첫 저평가 상장사 명단 공개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며 기업들이 막판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명단에 이름이 오를 경우 저평가 기업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형성될 수 있는 만큼 일부 상장사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계획을 서둘러 제출하는 모습이다. 단 개선계획 발표 이후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데다 실제 주주환원 확대를 강제할 수단도 제한적이어서 제도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3분기 신규 공시 23곳 그쳐···저PBR 개선계획은 6곳 제출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새로 공시한 상장사는 총 23곳으로 집계됐다. 누적 기준으로 살펴보면 3월 말 590곳에서 6월 말 741곳, 9월 말 764곳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409곳이 새로 공시에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405곳이 고배당기업이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따른 세제 지원이 공시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저PBR 명단 공개에 대응하기 위한 별도 개선계획 제출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우진아이엔에스가 첫 공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달 GS글로벌과 KG스틸, 탑엔지니어링이 동참했다. 지난 19일에는 비씨월드제약, 20일에는 체리부로가 각각 개선계획을 내놓았다.

거래소는 다음 달 2일 장기간 낮은 시장평가를 받은 상장사 명단을 처음 발표한다. 최근 6개 반기 동안 업종별 PBR이 코스피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머문 기업이 원칙적인 공표 대상이다. 오는 22일까지 별도 양식에 맞춰 개선계획을 공시하면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1년간 공개를 유예받을 수 있다.

다만 최근 12개 반기, 즉 6년 동안 업종별 하위권에 지속적으로 머문 기업에는 공표 면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첫 발표에서는 오는 22일 기준 최근 20거래일 평균 시가총액 등을 반영한 PBR이 업종별 기준을 웃도는 경우 명단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명단 공개는 투자자들의 기업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PBR 기업으로 선정되면 거래소 공시 홈페이지에 기업명이 공개되며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에도 관련 표시가 붙을 예정이다.

주주환원부터 흑자전환까지···공시 이후 주가 반응 엇갈려

기업들이 제시한 개선책은 배당 확대와 자본효율성 제고, 사업구조 개편 등으로 나뉜다. 일부는 구체적인 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설정한 반면 사업 경쟁력 강화와 투자자 소통 확대에 무게를 둔 기업도 있다.

우진아이엔에스는 2030년 매출액 3000억원 이상과 ROE 10% 이상, PBR 0.6배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13.49%였던 배당성향도 20~3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GS글로벌은 2029년 ROE 8~10%, 주주환원율 30%를 내걸고 기존 무역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환원수단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KG스틸은 2029년 PBR 0.5배 이상과 5개년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임직원 보상 목적의 보통주 자사주 약 246만주 처분과 기존에 보유한 종류주식 678주 소각도 각각 결정했다.

신규 제출 기업 중 비씨월드제약은 중장기 PBR 1배와 ROE 10%를 목표로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흑자전환을 추진하고 연구개발과 신제품 도입, 원가 및 재고관리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탑엔지니어링도 원가구조 개선과 반도체 테스트 장비 시장 진입, 주주환원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개선계획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우진아이엔에스 주가는 첫 공시일인 지난달 30일 4200원에서 이달 19일 3830원으로 8.8% 하락했다. 반면 GS글로벌은 공시 당일인 지난 13일 3045원에서 19일 3255원으로 6.9% 상승했다.

다만 두 기업의 공시 이후 거래 기간이 다르고 시장 전체의 수급과 개별 기업의 실적 전망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밸류업 공시 자체의 효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제도의 강제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저PBR 기업으로 공개되더라도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는 것은 아니다. 공시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곧바로 별도의 제재가 부과되진 않는다. 거래소는 저PBR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진 면담과 설명회, 컨설팅 등을 추진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와 스튜어드십코드 관련 제도에도 PBR 요소를 반영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이 저PBR 명단 공개를 피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밸류업 공시를 활용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이러한 대응이 향후 해당 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부정적으로 작용할지는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