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계획한 보안 투자, 해킹 사고와 맞물려AI 학습·이상징후 탐지로 자동화 공격 대응업무지원 경로까지 실질적 보호 효과가 관건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사고로 홍역을 치른 KB국민은행의 보안 인프라 고도화 사업이 시험대에 올랐다. 연초 수립된 정기적인 투자 계획이었으나, 공교롭게도 최악의 해킹 사태와 시기가 맞물리면서 이번 사업에 부여되는 무게감과 시장의 주목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단순한 신기술·장비 도입의 차원을 넘어, 실제 고객 정보의 외부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실질적인 방어선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엄정한 검증이 요구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AI를 활용한 해킹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인프라를 고도화한다. 침입탐지·침입차단 시스템과 웹방화벽 등을 도입해 지능형 위협 대응 역량을 보강할 계획이다. 오는 15일까지 입찰 신청을 접수하고 연내 구축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번 고도화 사업의 핵심은 공격 방식의 변화에 대응하는 데 있다. 인공지능(AI)·머신러닝으로 정상적인 이용 패턴을 학습하고, 여기서 벗어난 요청을 탐지하는 기능이 요구된다. 사전에 등록된 공격 패턴이 없는 신규 웹 공격도 요청 빈도와 응답 양상 등 이상 징후를 분석해 찾아내도록 했다.
이는 공격 행위를 걸러내는 데 더해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처럼 보이는 접근에서도 이상 징후를 포착하려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공격자가 접근 방식과 빈도를 바꾸더라도 서비스의 평소 이용 흐름과 비교해 위험 신호를 찾겠다는 것이다. 자동화된 봇과 실제 이용자를 구분하는 기능 역시 반복적인 접근 속에서 공격을 가려내는 데 의미가 있다.
여러 탐지 경보를 공격 단위로 묶어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능도 눈에 띈다. 공격 시도가 대량으로 발생하면 경보를 많이 생성하는 것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어떤 움직임이 하나의 공격에 해당하는지 파악하고 대응할 대상을 추리는 기능까지 구매 요건에 담았다는 점에서 탐지와 관제의 연결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고도화 작업이 최근 은행권을 뒤흔든 해킹사고와 맞물려 얼마나 실효성을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정보유출 사고는 이 같은 기능을 어느 업무 경로에 적용하고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숙제를 남겼다.
국민은행에서 고객 119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곳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이었다. 고객이 직접 사용하는 인터넷·모바일뱅킹과 별개인 시스템에서도 고객정보가 외부 침해에 노출된 것이다.
은행의 고객정보는 고객용 앱 안에서만 처리되지 않는다. 직원이 고객을 상담하고 정보를 조회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활용된다. 고객용 서비스의 방어 수준을 높이더라도 정보를 다루는 다른 경로에 취약점이 남아 있다면 유출 위험은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고가 국민은행 보안 고도화에 던진 쟁점은 새로운 공격을 얼마나 잘 찾아내느냐와 함께 고객정보가 오가는 경로를 얼마나 빠짐없이 보호하느냐다.
이상 징후를 찾아내는 기능이 있어도 해당 시스템의 접근 권한이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거나 탐지 결과가 차단 조치로 이어지지 않으면 피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고도화의 실효성은 장비 도입 이후의 운영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고로 예정된 투자를 평가하는 기준도 더욱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해킹 공격을 받은 뒤 '사후약방문' 조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연내 구축 여부뿐 아니라 업무지원시스템을 포함한 고객정보 처리 경로에서 실질적인 방어 효과를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는 연초부터 계획된 연간 보안 고도화 작업의 일환으로 이번 침해사건과는 무관하다"며 "연내 구축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보안 강화를 위한 고도화 작업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고도화를 통해 실시간 공격 패턴 업데이트 및 취약점 패치로 AI 기반의 대량화·자동화·고속화 공격에 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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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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