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고객 나이 따라 전략도 달라진다···은행권 '평생고객' 공략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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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나이 따라 전략도 달라진다···은행권 '평생고객' 공략법은?

등록 2026.10.04 19:47

김다정

  기자

어린이엔 고금리 적금···미래 핵심고객 선점청년 급여계좌부터 중장년 자산관리까지KB·하나, 연금상품 앞세워 시니어 공략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은행권이 고객의 '평생 금융'을 잡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각 연령대별 특화 상품을 내세워 고객의 생애주기마다 금융 접점을 만들어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어린이·청년부터 직장인, 은퇴·연금 수급자까지 연령과 생애주기를 세분화한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키즈 고객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우리아이적금'과 '마이키즈적금'을 내세워 최고 연 7% 금리로 어린이 고객 확보에 나섰다.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금융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시점부터 고객과 접점을 만들어 향후 장기 거래로 연결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어린 시절 만든 첫 계좌가 향후 체크카드와 적금은 물론 급여이체,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키즈 금융은 은행권의 새로운 고객 확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기존 시중은행에 주거래 계좌가 없는 어린 고객을 일찌감치 확보해 미래 핵심 고객층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청년층을 대상으로는 자산 형성과 주거래 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춘 상품 경쟁이 치열하다. 목돈 마련을 위한 적금부터 급여이체와 카드 이용, 주택청약 등을 연계한 상품과 혜택을 앞세워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고객을 주거래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은행들이 청년층의 급여계좌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매달 일정한 자금이 들어오는 급여계좌는 단순 수신상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급여이체를 시작으로 카드 결제와 자동이체 등 생활금융 거래가 집중되고, 향후 전·월세대출과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거래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객의 자산이 본격적으로 축적되는 중장년층에서는 경쟁의 무게중심이 자산관리(WM)로 옮겨간다. 은행들은 예·적금과 대출 중심의 거래에서 벗어나 투자상품과 퇴직연금, 세무·부동산 상담 등을 결합하며 고객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은행권뿐 아니라 금융지주 차원에서 자산관리 조직과 전문 상담 채널을 확대하는 것도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향후 자산관리 수요가 커질 '예비 자산가'를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고객의 자산 규모가 커진 뒤 경쟁사에서 데려오는 것보다 기존 거래 고객의 자산 축적 과정부터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계 형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퇴직연금 고객을 보다 세분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기업 최고경영진을 대상으로 기업별 퇴직연금 운용 현황과 적립금 운용 전략 등을 제공하는 'C-Level 퇴직연금 전담 컨설팅'을 시행하는 등 퇴직연금 고객 관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은퇴 이후 고객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고령화와 함께 연금 수령과 자산관리 수요가 커지면서 시니어 금융이 은행권의 새로운 핵심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연금 수령 고객 우대 'KB골든라이프연금통장'을 출시하면서 은퇴·노후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기본금리는 연 0.1%지만 연금 수령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3.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 100만원까지 최고 연 3.1%를 제공한다. 특히 최근 6개월간 KB국민은행에서 4대 공적연금을 받지 않았던 고객에게 별도의 '웰컴연금' 우대금리를 제공해 기존 고객뿐 아니라 신규 연금 고객 확보에도 초점을 맞췄다.

지난 7월 출시 이후 약 한 달 만에 판매한도가 소진됐던 'KB골든라이프연금예금'도 5000억원 규모로 다시 판매한다. 12개월 기준 기본금리 연 3.50%에 KB국민은행 계좌로 연금을 받으면 0.2%포인트를 추가해 최고 연 3.70%를 제공한다. 연금 수령 계좌부터 여유자금 운용까지 묶어 은퇴 고객의 금융거래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도 최근 연금 고객 확보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18일 공적연금 수급자와 수급 예정자를 위한 전용 멤버십 서비스 '공적연금 라운지'를 출시했다. 연금을 받기 전 준비 단계부터 실제 수령 이후 자산관리까지 필요한 금융상품과 혜택, 관련 정보를 하나은행 모바일 앱 'NEW 하나원큐'에서 한 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용 상품도 함께 마련했다. '하나더넥스트 연금 통장'에는 최고 연 3.0%의 파킹 금리를 제공하고 '연금하나 월복리 적금'에는 연금 이체에 따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공적연금 고객을 대상으로 연 1.0%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연금생활비대출'도 내놨다.

은행들이 연금 수령 계좌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은퇴 이후에도 고객과의 거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접점이기 때문이다. 직장생활 동안 급여통장이 고객의 금융생활 중심 역할을 했다면 은퇴 이후에는 매달 연금이 들어오는 계좌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최근 은행권의 세분화된 전략은 고객의 나이에 따라 필요한 금융 서비스가 달라지는 만큼 각 시기에 맞는 상품으로 거래 관계를 이어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고객 확보 경쟁이 개별 금융상품을 넘어 고객의 '금융 생애' 전체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모바일 금융의 확산으로 고객이 여러 금융회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갈아타기 쉬워지면서 장기 고객 확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과거처럼 주거래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고객을 붙잡아 두기 어려워진 만큼 각 생애주기에 필요한 상품과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정 상품을 통해 주거래 고객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고객의 연령과 자산 수준에 맞춰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고객과 얼마나 일찍 관계를 맺고 이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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