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예금 잔액 급증예금 금리 경쟁, 자금 쏠림 초래시중은행과 2금융권 금리 격차 축소
은행권의 수신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시중은행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5월 이후 넉 달여 만에 75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1012조원을 넘어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2일 기준 1012조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대비 6조7889억원 늘어난 규모다. 4월 말과 비교하면 다섯 달 사이 74조8374억원이 불어난 셈이다.
정기예금 증가세는 지난 5월부터 이어져 왔다. 5월 7조5327억원, 6월 4조6837억원이 늘어난 데 이어 7월에는 35조5401억원이 불어났다. 지난달에는 20조2920억원이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이처럼 자금이 은행으로 쏠리는 배경에는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여파로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가자 은행들도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앞다퉈 상향 조정하고 나선 것이다.
먼저 NH농협은행은 지난 23일 예금·적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0.20~0.25%포인트씩 인상했다. 거치식·적립식예금은 물론 재형저축까지 인상 대상에 포함됐으며 비대면 전용 상품인 'NH올원e예금'은 12개월 기준 연 3.55%로 올 상반기 말 대비 0.60%포인트 뛰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1일 'KB 스타(Star) 정기예금'의 1년 이상 2년 미만 만기 금리를 3.4%에서 3.5%로 0.1%포인트 올렸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만기 구간에 따라 최대 0.6%포인트까지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한 바 있어 일주일여 만에 추가 인상이 이뤄진 셈이다.
신한은행도 '쏠편한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3.2%에서 3.4%로 0.2%포인트 높였고 하나은행은 지난 22일 '하나의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3.3%에서 3.4%로 올렸다. 하나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도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한 바 있어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우리은행도 '원(WON)플러스예금' 1년 만기 금리를 3.4%에서 3.5%로 0.1%포인트 인상했으며 신규 고객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의 경우 최고 연 3.8%까지 금리가 적용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대열에 합류했다. 카카오뱅크는 23일부터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등 주요 수신 상품 금리를 일괄 0.10%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6개월 만기 정기예금은 3.40%에서 3.50%로 12개월 만기 자유적금은 3.65%에서 3.75%로 각각 올랐다. 특히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70%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자유적금도 자동이체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고 3.95%까지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금리가 잇따라 오르면서 그동안 벌어져 있던 2금융권과의 금리 차이도 자연스레 줄어드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등은 원래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무기 삼아 자금을 끌어모아왔다. 은행권 정기예금이 연 3%대 중후반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그 격차가 예전만 못해진 셈이다. 이 때문에 2금융권을 찾지 않아도 시중은행에서 비슷한 수준의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됐고 이 역시 은행권으로 돈이 몰리는 흐름을 거드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한편 자금 쏠림 현상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금 손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 정기예금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이동하는 가운데 예금금리까지 오르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은행권의 자금 조달 여건과 시장금리 흐름에 따라 이 같은 수신 경쟁과 예금 잔액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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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현진 기자
shj789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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