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가 쏜다는 5000달러···비트코인으로 흘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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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쏜다는 5000달러···비트코인으로 흘러갈까

등록 2026.09.11 17:14

수정 2026.09.11 17:18

이윤구

  기자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000달러 지급 공약에 비트코인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디지털자산 전문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미국 성인에게 1인당 5000달러의 이른바 '트럼프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규모만 놓고 보면 파격적이다. 미국 성인 약 2억4500만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지급액은 약 1조2250억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재원이다. 트럼프 측은 관세 수입 등을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 관세 수입만으로 이 정도 규모의 현금을 지급하기는 어렵다. 실제 정책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과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이 공약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정부가 미국 가계에 대규모 현금을 직접 공급한다는 시나리오 자체가 암호화폐 시장에는 잠재적인 유동성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례도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연구에 따르면 2020년 4월 미국 정부가 1200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경기부양금을 지급한 이후 비트코인 시장에서 1200달러 규모의 매수량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당시 경기부양금 지급이 비트코인 거래량을 약 3.8%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경기부양금 전체가 비트코인으로 흘러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지급한 현금의 일부가 곧바로 위험자산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인된 셈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전미경제연구소(NBER)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당시 미국의 경기부양금 지급은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수를 증가시키고 개인투자자 선호 종목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1년 3월 바이든 대통령이 1400달러 지원금을 지급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강세장이었지만, 며칠 만에 약 5만6500달러에서 6만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S&P 500 지수도 그 다음 달 내내 상승세를 보였다.

물론 '현금 지급=비트코인 상승'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 시장에는 초저금리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 코로나19 이후의 경기 회복 기대 등 수많은 변수가 동시에 작용했다.

이번 공약은 아직 정책이 아니라 선거 공약에 불과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실제 지급을 위해서는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고, 5000달러 지급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해결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관세 수입을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 관세 수입만으로 1조2000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충당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두 가지다. 트럼프의 5000달러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 그리고 만약 현실화한다면 막대한 현금이 비트코인과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흘러갈 것이냐다. 아직은 선거를 앞둔 공약이지만 1인당 5000달러라는 숫자만큼은 가상자산 시장이 무시하기 어려운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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